단식 14일차 쇠약해진 이재명 단식 장소 당대표실로 이동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폭정을 막겠다며 시작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무기한 단식 투쟁이 13일로 14일째를 맞았다. 당내 의원들은 잇따라 단식 중단을 건의했지만, 이 대표는 단식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장 단식을 중단할 출구가 뾰족하지 않은 가운데 이 대표의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 당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식 14일 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3일 11시경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옷깃을 잡고 있다. 김정록 기자

이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당초 이 회의는 국회 본청 앞에 설치된 단식투쟁 천막에서 진행하려고 했으나 이 대표가 거동이 힘들 정도로 건강이 악화해 회의 장소를 바꿨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검찰 독재 정권은 정적 제거와 야당 탄압을 위해 단식 중인 이 대표를 두 번이나 소환조사했다”며 “사건도 되지 않는 사건을 사건화해 능멸하고 괴롭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피의자신문조서는 진술자의 말을 그대로 기록하는 것인데 이마저도 비틀고 뒤집어 언론에 흘리고 날인 거부까지 유도했다”면서 “‘이재명 죽이기’는 ‘김대중 죽이기’, ‘노무현 죽이기’와 닮았다”고 주장했다.

친명(친이재명)계는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 주장을 본격화 하고 나섰다. 앞서 ‘투표 보이콧’을 주장했던 민형배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지금 구속 사유가 없다. 기소를 하면 될 거 아니냐. 불구속 재판을 하면 되지 왜 구속하겠다는 거냐”며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민주당 내 분열이라는)정치적인 효과를 노리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프레임에 빠져 들지 않기 위해서는 투표를 거부하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민 의원은 투표 거부 시 다음 본회의에서 반복해 표결해야 하는 문제와 관련해선 “그것은 의장한테 달려 있다. 의장이 (체포동의안을) 상정하지 않으면 된다”고 강변했다.

서은숙 최고위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회기 중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민주당에 혼란을 주려는 정치 행위라고 보고 있다”며 “당론으로 (체포동의안) 부결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또 한 번 국회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부결해 ‘방탄’하려 한다며 비난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친명계 의원을 중심으로 동정론에 기대어 체포동의안 부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민에 공언한 불체포특권 포기는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돌고 돌아 또다시 ‘방탄대오’를 갖추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