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수돗물에서 곰팡냄새”···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조류 증가가 원인

최승현 기자 2023. 9. 1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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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청 전경. 강릉시 제공

최근 강원 강릉지역 수돗물에서 수일째 흙냄새와 곰팡냄새가 나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강릉시는 홍제정수장의 취수원인 오봉저수지에서 조류 개체가 증가하면서 맛·냄새 물질인 지오스민과 2-MIB 등이 유입돼 수돗물에서 곰팡냄새 등이 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13일 밝혔다.

이에 따라 냄새 물질 유입을 줄이기 위해 오봉저수지의 취수 위치를 바꾸도록 요청하고, 분말 활성탄을 투입하는 등 홍제정수장의 정수처리 공정을 대폭 강화했다.

앞서 며칠 전부터 강릉지역 주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포남동, 입암동, 교1동, 송정동 등 시내 전역의 수돗물에서 흙냄새나 곰팡냄새 등이 난다’는 글을 잇달아 올리며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일부 학교는 학부모들에게 “수돗물에서 냄새가 나 학교에서 생수를 준비했으나 13일 학생들이 등교할 때 마시는 물을 지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내용의 안내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한 주민은 “수돗물에서 심한 냄새가 나 양치질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불안한 마음에 생수를 구매해 쓰고 있다”고 말했다.

강릉시가 정수처리 작업을 강화한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으나 냄새에 따른 불편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기존 수도관에 남아있는 맛·냄새 물질(지오스민, 2-MIB)이 포함된 물이 다 빠져나가는 데 1~2일 정도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맛·냄새 물질은 정수처리과정에서 100% 제거되지 않아 극미량으로도 흙냄새 등이 날 수도 있다.

강릉시 관계자는 “조류에서 유래하는 맛·냄새 물질은 인체에 해가 없는 만큼 불안해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이 물질들은 끓이면 쉽게 휘발되므로 조금 불편하더라도 3분 이상 끓인 후 드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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