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내년 韓총선 확실하게 개입…北 개입 가능성도 커"...美 CSIS 부소장 밝혀
"北 국민소득 5%가 해킹 등 사이버범죄 결과물"…북러 정상회담 성사엔 "정략결혼"
"中, 韓기업 상대 스파이 행각…"北, 러 방산 해킹으로 핵·미사일 개발 앞당길 것"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밝혀
"북한의 해킹 등 사이버 범죄가 전체 국민소득에서 최대 5%를 차지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이는 놀라운 일입니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제임스 루이스 수석부소장은 12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가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북한은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도 정말로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가정보원이 국가보안기술연구소와 함께 개최한 '2023 사이버공간 국제 평화안보 체계 구축에 관한 국제 학술회의' 참석차 방한한 루이스 수석부소장은 북한 연계 해커 조직이 우방인 러시아 방산업체들까지 침입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북한이 러시아 방산업체에서 빼낸 정보로 핵·미사일 개발이 앞당겨지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선 "틀림없이 그럴 것"이라며 "자기 기술을 향상하기 위해 남의 기술을 훔친다는 것은 북한의 발전된 해킹 역량을 보여주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루이스 수석부소장은 북한이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을 비롯한 금융과 가상화폐 부문을 공격해 핵·미사일 개발 재원을 마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제 직접 기술을 얻기 위해 러시아 방산업체와 같은 훨씬 더 어려운 타깃을 노릴 수 있게 됐다는 것은 북한의 사이버 행동에서 큰 의미를 가진 변화"라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방산업체 해킹에도 불구하고 북러 정상회담이 성사된 데 대해 루이스 부소장은 "러시아는 북한이 필요하고 북한은 러시아에 무기를 팔아 큰돈을 벌려고 한다"면서 "이것은 정략결혼(a marriage of convenience)"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로서는 중국과 손을 잡는 것이 더 이익이겠지만 "중국이 자신을 염탐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북한과 파트너가 되기로 한 것"이라고 루이스 부소장은 덧붙였다.
다만 그는 북한이 러시아에 파는 군수품 일부는 "최소 50년도 넘은 것들로, 오래된 골동품을 러시아에 보내면서 돈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루이스 부소장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과 러시아가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북한은 러시아를 상대로 첩보활동도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과 러시아가 내년 한국 총선에 개입할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단호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그들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그게 더 놀라운 일일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북한 역시 선거 개입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인들의 이메일과 전화번호를 훔쳐 선거 개입의 수단으로 이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싱가포르의 한 관리로부터 '중국이 모든 싱가포르 시민의 휴대전화 번호를 확보해 친중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북한도 비슷한 일을 저지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루이스 부소장은 사이버 안보 측면에서 북한 못지않게 위협적인 존재는 중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웃 국가들을 고려할 때 한국은 사이버 문제의 최전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한국인들은 북한 문제에 대해선 아주 잘 알지만, 사실 더 중요한 정치적 문제는 중국과의 관계"라고 말했다. 한국으로서는 중국과 북한이 "사이버 위협의 양대 원천"이라는 것이다.
중국 화웨이가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를 뚫고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을 성공적으로 출시한 것도 그 사례 중 하나로 꼽았다.
루이스 부소장은 "놀라운 것은 중국이 대체재를 찾았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작업을 너무나 빠르게 해냈다는 점"이라면서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산업 스파이를 통해 기술을 훔칠 의지가 있다면 반도체 경쟁에서 (서방을) 따라잡을 수 있다. 중국은 한국 기업에 대해서도 스파이 행각을 벌이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수출통제는 다른 나라들로부터 대체품을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고 비판하면서 "수십억 개 반도체가 있는데 그걸 다 통제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한국 등 서방 기업들이 사이버 보안을 환율 리스크처럼 중시해야 하고, 반도체와 같은 최종 제품을 그대로 중국에 수출하되 반도체 생산 기술과 생산 장비만 넘어가지 않게 막으면 된다고 루이스 부소장은 제안했다.
외교관 출신인 루이스 부소장은 5G, 반도체, 소프트웨어 등 대중 기술 수출 문제에 정통한 사이버 안보 전문가다.
그는 지난 1996년 재래식 무기와 전략물자 및 기술수출 통제를 위해 출범한 바세나르 체제를 창설에 공헌했고, 유엔 '정보안보에 관한 정부 전문가 그룹'에서 선임고문을 지냈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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