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앉은 韓日 식도락 만화가…“양국 교류도 ‘밥 이야기’로”

강푸른 2023. 9. 1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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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식도락 만화가 두 명이 마주 앉았습니다.

'식객'의 허영만 작가(75)와 '고독한 미식가'의 이야기 작가 쿠스미 마사유키(65) 씨 입니다.

'일본은 밥이 맛있다', '한국은 배추가 맛있다'며 서로 칭찬을 주고 받다가도, "일본 음식은 짜지도 달지도 맵지도 시지도 않아 액센트가 없다"(허영만 작가), "한국 음식은 양이 많고 펀치를 맞는 느낌"(마사유키 작가)이라고 솔직한 감상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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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의 허영만 작가(왼쪽)와 ‘고독한 미식가’의 쿠스미 마사유키 작가(오른쪽)가 13일 서울 종로구의 한 한식당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식도락 만화가 두 명이 마주 앉았습니다. '식객'의 허영만 작가(75)와 '고독한 미식가'의 이야기 작가 쿠스미 마사유키(65) 씨 입니다. 오늘(13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옥 건물에서 만난 두 사람은 '식사하셨느냐'는 인사말을 시작으로 30분 넘게 양국 음식 문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 '고독한 미식가' 원작자 "맛있는 걸 먹으며 싸우는 사람은 없다"

오랜 기간 음식 만화를 연재하며 소재를 고찰했을 두 사람은 우선 지리적 근접성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식문화가 다른 점이 재밌다고 평가했습니다. 일본은 대구나 명태는 먹지만 북어를 말려 국을 끓이지는 않고, 똑같이 복어를 먹더라도 얇게 저민 회나 전골을 먹지 우리처럼 구워 먹지 않는다며 차이점을 짚었는데요.

'일본은 밥이 맛있다', '한국은 배추가 맛있다'며 서로 칭찬을 주고 받다가도, "일본 음식은 짜지도 달지도 맵지도 시지도 않아 액센트가 없다"(허영만 작가), "한국 음식은 양이 많고 펀치를 맞는 느낌"(마사유키 작가)이라고 솔직한 감상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비슷하고 다른 양국의 문화를 느끼려면, 관광이나 음식을 통한 교류가 필수적이라는 게 두 작가의 생각입니다.

사유키 작가는 "맛있는 거 먹으면서 싸우는 사람은 없지 않으냐"며 "서로에 대해 음식 문화를 잘 알아가는 게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비싸고 거창한 음식이 아니라, 깻잎이나 쌀밥처럼 일상적인 음식에 대한 이야기로 물꼬를 트는 게 좋다고 덧붙였는데요. 허영만 작가도 "음식이 곧 그 나라의 문화라고들 한다"며, "문화와 사람을 잇는 매개체로 음식이 나비효과를 일으키는 것"이라고 화답했습니다.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에서 한국에 출장 온 주인공이 비빔밥을 먹는 장면. ‘도라마코리아’ 유튜브 화면 갈무리.


■ "비빌수록 맛있어지는 한국 음식…묵은지·배추쌈 맛있어"

한편, 드라마에서도 주인공이 맛있게 먹던 '청국장 넣은 비빔밥'을 좋아한다는 마사유키 작가는 한국 음식의 매력으로 '비빌수록 맛있어지는 점'을 꼽았습니다. 함께 상에 오르는 갖가지 반찬과 국을 활용해, '자신만의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점도 매력이라고 했습니다.

"이걸 어떻게 먹으면 좋을지 머릿속으로 전략을 짜는 거죠. 김치를 언제 먹을지, 국을 언제 먹을지. 제 작품 중에 '식의 군사'라는 작품이 있는데 거기서도 음식을 어떻게 공략할지 고민하는 주인공이 나와요. (생각지 못한 조합을 두고) 이렇게 먹는 방법도 있구나 놀라는 장면이 있어요."

4차례 한국 방문에서 잊히지 않는 음식으로는 최근 부산에서 먹은 묵은지와 5년 전 서울 고깃집에서 접한 '배추쌈'을 꼽았습니다. "묵은지가 굉장히 시었는데 그것만으로도 밥을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삼겹살집에서는 생배추에 김치랑 삼겹살을 얹어서 먹었는데 굉장히 맛있었어요. 일본에서 한국 스타일의 고깃집을 가더라도 상추는 나오는데 배추는 안 나오거든요."

쿠스미 작가는 이번 방한에서 직접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를 패러디해 한국의 맛집을 찾아가는 영상을 찍을 예정입니다. 1박 2일 일정으로 서울 종로구 서촌과 삼청동 등지를 찾아, 현지인이 꼽는 숨은 맛집을 방문할 예정인데요.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영상을 일본 남성층을 대상으로 한 관광 콘텐츠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짧은 만남에 아쉬워한 두 사람은 '다음엔 코가 비뚤어지게 먹어보자'는 허영만 작가의 제안을 마지막으로 웃으며 자리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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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푸른 기자 (strongbl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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