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파업에 버스까지 총동원…출근시간 운행률 평시 90% 맞추기로

윤지원·김지환 기자 2023. 9. 1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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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7일 파업으로 1170개 열차 운행중단
대체인력 4950명 투입…예매 승차권은 일괄 취소
철도노조의 총파업을 하루 앞둔 13일 ‘민영화저지 공공성확대 서울지역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노동환경단체 회원들이 민영화 중단과 공공성 확대를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9.13 /서성일 선임기자

정부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철도노조 파업으로 열차 운행이 중단되는 14~17일 광역전철 운행을 늘리고 비상시엔 광역버스, 시외버스까지 총동원하기로 했다.

13일 국토교통부는 이날 9시 비상수송대책본부를 가동해 철도노조 총파업 대응에 나섰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번 파업으로 운행이 중지되는 열차는 총 1170개다.

정부는 파업 시기 대체 인력을 투입해 광역전철 운행률은 평시대비 75%, KTX 운행률은 평시대비 68% 수준(SRT 포함시 76% 수준)으로 운행하기로 했다. 이는 2008년 대법원 판결을 통해 만들어진 법적 필수유지운행률(고속철도 56.9%, 광역전철 63.0%, 새마을 59.5%, 무궁화 63.0%)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혼잡이 큰 출퇴근 시간대는 대체 인력을 더 동원한다. 오전 7시~9시는 평시 대비 90%, 퇴근시간대인 오후 6시부터 8시는 80%로 운행률을 끌어올리는 식이다. 이를 위해 투입하는 대체 인력은 기관사 496명, 승무원 999명, 기타인력 3455명 총 4950명이다. 서울, 경기, 인천 등에서는 코레일과 공동으로 운행하는 광역전철(1·3·4호선) 열차 운행을 일 18회 증회한다.

대체교통수단도 확보할 계획이다. 열차 좌석수가 모자라면 고속·시외·시내버스까지 총동원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모니터링을 가동해 필요하다면 예비버스, 공동운수협정 전세버스를 투입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고속버스와 시외버스의 평시 탑승률이 각각 56%, 42% 수준인만큼 철도노조 파업 시 고속버스(5만 3000석)와 시외버스(41만석) 여유좌석을 동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정부는 보고있다.

하지만 일부 열차가 지연되면서 생기는 혼잡은 불가피할 수 있다. 정부는 “평시보다 일찍 출발하거나 버스·택시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열차 지연 상황은 코레일 홈페이지 및 코레일톡 앱을 통해 실시간 확인 가능하다.

한편, 정부는 파업 기간 예약된 승차권은 환불 수수료 없이 지난 12일 취소시켰다. 정부는 “철도노조 파업이 18일 09시까지로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9시 이전 열차도 일부 취소될 수 있다”며 “추후 계획을 확정해서 (환불 여부를)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 “수서행KTX는 코레일-SR 경쟁체제 위배”
노조 “자본잠식 빠진 SR 억지로 회생시켜 코레일 타격입힌 게 정부”

철도노조의 총파업 요구사항은 공공철도 확대, 4조2교대 시행 등이다. 특히 수서행 고속열차(KTX) 도입이 총파업 핵심 요구 사항이다.

국토부는 수서행 KTX 도입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고 KTX를 운영하는 코레일과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인 에스알(SR) 경쟁체제에도 위배된다는 입장이다. 코레일과 SR은 선로사용료와 운임체계가 달라 수서행 KTX를 도입하면 동일 노선에 대해 운행 비용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수서행KTX를 도입할 때 열차가 각 노선에 호환될 수 있는지에 대한 안전성 검토도 이뤄지지 않았다는게 국토부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철도노조는 “경쟁체제 허구성은 이미 입증됐다”며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SR을 억지로 회생시킨 과정에서 철도공사 국제신용등급까지 하락했다”고 밝혔다. 또 열차 호환 문제에 대해선 “현대 로템이 제작한 동일 모델로 소프트웨어 개선 작업을 하면 호환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운임 체계에 대해선 “관계 기관 협의를 통해 논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철도노조가 우려하는 ‘철도 민영화’ 가능성에 대해 “전혀 검토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노조의 또 다른 요구 사항인 4조 2교대 전면 시행은 교통안전공단에서 인력 감소에 따른 안전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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