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與野 공방전… “허위 인터뷰=대선 공작” vs “채 상병 사건=국정농단”
野 “채 상병 사건, 대통령실 개입 여부 파악해야”
공방 중 전·현직 대통령 책임론 놓고 고성 오가기도
與 “文, 당시 민정수석 비서관”vs 野 “尹, 당시 수사 책임자”
여야는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김만배-신학림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과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놓고 공방전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의 이름뿐만 아니라, 허위 인터뷰의 핵심 사건인 ‘부산저축은행 사건’ 부실 수사를 놓고 문재인·윤석열 전·현직 대통령도 언급되면서 서로 고성도 오갔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가 해당 인터뷰가 보도될 당시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정황을 언급하면서 ‘대선 공작’에 초점을 맞춘 현안 질의를 이어갔다. 가장 먼저 현안 질의에 나선 건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조 의원은 허위 인터뷰 의혹을 언급하면서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해당 보도와 관련된 사전 교감 가능성을 제기했다.
문제가 된 인터뷰는 지난해 대선 직전 뉴스타파가 보도한 ‘대장동 게이트’의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의 인터뷰 내용이다. 핵심은 윤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2과장으로 있던 2011년 당시 부산저축은행사건 수사 과정에서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대출 브로커 조우형을 만났고, 담당 검사로 하여금 커피를 타 주게 하면서 사건을 무마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해당 인터뷰와 관련해 당시 뉴스타파 전문위원이었던 신 전 위원장이 보도를 조건으로 김씨로부터 1억6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의원은 이날 오전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해당 보도가 나간 직후에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가 기다렸다는 듯이 주요 일간지들보다 41분이나 먼저 기사를 공유하고 확산을 독려했다”며 “이 대표가 이런 내용을 활용하겠다는 사전 교감이 있진 않았는지 등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민주당은 공식 브리핑을 통해 대장동 사건의 뿌리가 윤석열이라고 했다”며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이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할 ‘대선 공작’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도 “김만배 사적 인터뷰만으로 이뤄진 일이라고 누가 믿겠나”라며 “대선 공작 사건은 국기문란행위로, 대선 결과를 뒤집고 대장동 몸통을 바꾸기 위한 사안이다. 검찰에서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채 상병 사건에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사건 경찰 이첩을 국방부가 보류한 것을 놓고 이른바 ‘윗선’인 대통령실이 개입한 게 아니냐며 ‘국정농단’이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사고가 났을 때 국가가 조직적으로 외압을 행사해서 은폐·조작을 일삼는 행위는 민주공화국에서 절대 있어서는 안 될 ‘국정농단’ 사건”이라며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진술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향해 “이번 해병대 사건의 핵심은 7월 31일 장관이 결재하고 입장을 번복했는데, 그 중간에 대통령실이 개입돼 있냐는 것”이라며 “그날 아침 대통령실 티타임에서 어떤 보고가 이뤄졌고, 대통령 혹은 대통령실 관계자가 장관 혹은 장관 주변과 통화했는지 여부, 그에 따라 장관이 입장을 번복하게 된 계기 등을 파악해야 한다”고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채 상병 죽음을 둘러싼 군과 국가 최고 권력 사이에 벌어진 국기문란 사건을 ‘항명’으로 바꿔치기하려고 하는 모든 행위는 특별검사뿐만 아니라 정권이 교체돼 그 뒤에라도 반드시 진상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허위 인터뷰 의혹 내용의 핵심인 ‘부산저축은행 사건’ 부실 수사를 두고 여야 간 전·현직 대통령 책임론까지 나왔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이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파면 팔수록 당시 수사 책임자였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불리한 일이 많다”며 “불법 수익이 환수되지 못해서 제대로 피해 회복이 안 된 아쉬운 측면도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조 의원이 “가짜 인터뷰를 통한 대선 공작 사건과 관련해 우리가 핵심으로 봐야 하는 것 중 하나는, 문재인 정부 때 검찰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였던 윤호중 의원이 부산저축은행 부실 대출 자금이 ‘대장동 수익의 종잣돈’이라면서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을 저격하자, 김오수 전 검찰총장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부실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가짜 인터뷰 보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의원들이 부산저축은행을 꺼내는 것에 대해 가짜뉴스를 양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감을 지울 수 없다”며 “오히려 부산저축은행 사태를 초기에 진압하지 않았다가 2011년에 불거진 것이 노무현 정부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 비서관이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결과라는 비판도 있다”고 했다.
이에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유감’을 표시하면서 “이미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고발은 무혐의가 났다”고 곧바로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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