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北위성 개발 돕겠다”…김정은 “초대해줘 감사”

북·러 정상 4년5개월만 대면…무기 거래 논의 여부 관심

(시사저널=신현의 디지털팀 기자)

12일 새벽 러시아 국경도시 하산에 도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흰 넥타이)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4년5개월 만에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성사됐다.

타스·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각) 낮 12시30분경 북·러 정상회담 장소인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도착했고, 김 위원장은 전날 오전 전용 열차를 타고 러시아에 들어와 오후 1시경에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도착했다.

러시아 뉴스 채널 《로시야 24》에 방영된 영상에서 두 사람은 환하게 웃으며 악수한 뒤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당신을 만나서 정말 반갑다"며 "이곳이 우리의 새로운 우주기지이다. 당신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김정은 위원장은 "바쁜 일정에도 초대해 줘서 감사하다"고 푸틴 대통령에 화답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김 위원장과 함께 걸으며 기지 내 시설을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방명록도 작성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을 도울 것인지'를 묻는 매체의 질문에 "그래서 우리가 이곳에 온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로켓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들은 그들의 우수 프로그램을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기지 시찰에서 김 위원장에게 새로운 기술을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또 북한과의 군사·기술 협력 논의 여부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우리는 서두르지 않고 모든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답하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현지 매체들은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소유스-2 우주 로켓 발사 시설을 시찰했으며,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내 '앙가라' 미사일이 조립 중인 발사체 설치·시험동에서 약 3시간 동안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또 역내 정세와 국제 정세 전반에 대한 포괄적인 의견을 교환하고, 회담 이후엔 만찬도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번 북·러 정상회담이 무역, 경제적 유대, 문화 교류 등 양국 간 협력에 방점을 둔 회의라고 밝힌 바 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번 회담에서 '무기 거래가 논의될지'에 관한 질문에 "물론 이웃 국가로서 공개나 발표돼서는 안 되는 민감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서방국가들은 이달 초 김 위원장이 10∼13일 동방경제포럼(EEF) 기간에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무기 거래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지난 2019년 4월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첫 방문할 당시처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번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전망했으나, 회담 장소는 최첨단 우주시설인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로 낙점됐다.

김 위원장은 회담 이후 하바롭스크주 산업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의 수호이 전투기 생산 공장을 방문할 예정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