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여파에 현대차·기아, 전기차 미국 시장점유율 3분의 1로 ‘뚝’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의 여파로 현대차와 기아의 현지 전기차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1월 대비 약 3분의 1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IRA 시행 직후인 지난해 4분기 현대차·기아의 미국 전기차 시장점유율은 월평균 4.4%로 집계됐다. IRA 시행 이전인 지난해 1월(12.5%)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올해 들어서는 1월 5.2%에서 2월 5.9%, 3월 6.1%, 4월 7.9%, 5월 8.9%, 6월 8.2% 등 현대차와 기아의 시장점유율이 서서히 회복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IRA 이전 수준까지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현대차그룹 측은 “지난해부터 늘어난 전기차 생산 업체와의 경쟁과 IRA 시행 이후 보조금 수혜를 받지 못하는 이중고를 겪으며 수치가 하락했지만 다시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IRA가 현대차·기아의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전기차 시장점유율에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김 의원이 확보한 지난해 ‘EV(전기차) 글로벌 판매 동향’ 자료에 따르면 IRA의 직접적 수혜자인 테슬라의 경우 올해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7%가량 급증해 세계 전기차 시장점유율 20.8%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9%포인트 오른 수치다.
반면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대비 1.2%포인트 줄어든 4.9%를 기록했다.
IRA에 따르면 미국에서 전기차 구매시 보조금을 받으려면 북미 또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자국에서 조립한 전기차에 장착한 차량 구매시에만 적용된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는 국내에서 완성된 전기차를 수출·판매하는 형태라 보조금 지급 기준을 충족시킬 수 없는 처지다. 이에 예외 조항인 상업용(리스 등) 차량으로 돌려서 현대차그룹은 돌파구를 찾는 실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북미 현지 조달 및 생산이 완비되기 전까지 IRA 세액공제 관련 영향이 불가피한 만큼 단기적으로 판매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내 상업용 전기차의 세액공제 혜택을 활용해 리스 판매 비중을 늘리고 구독 서비스 등 판매 채널 다변화를 적극 모색 중”이라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전기차 전용 신공장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건설 중이다.
김 의원은 “IRA 시행 이후 전기차 수요는 증가했는데 우리 업체들은 오히려 피해를 보고 있다”며 “IRA로 인한 우리나라 전기차 업계의 타격이 확인된 만큼 정부가 대응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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