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긴 했는데…공격, 수비 모두 아직은 불안한 클린스만호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축구대표팀 감독이 13일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승리한 뒤 인터뷰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사우디아라비아전 승리로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축구대표팀 감독을 향한 거센 비난 여론도 조금은 잠잠해질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냉정하게 경기력을 평가하면 공격과 수비 모두에 여전히 아쉬운 부분들이 남아있다.

한국은 13일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전반 32분 터진 조규성(미트윌란)의 헤딩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이겼다. 올해 2월 부임 이후 5경기에서 3무2패로 승리가 없었던데다 잦은 외유에 재택 근무 논란까지 일어 많은 비난을 받았던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승리로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그동안 꾸준히 공격 축구를 강조해왔던 클린스만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전을 통해 어느 정도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지난 8일 웨일스와 평가전에서는 슈팅 3개, 유효 슈팅 1개에 그칠 정도로 답답한 공격을 보였으나, 이날 경기에서는 유효 슈팅만 9개를 기록하는 등 이전보다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무수히 공격을 퍼붓고도 1골 밖에 넣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한국전을 포함해 최근 A매치 6연패를 당했다. 그런데 매경기 2~3골씩 내주다가 한국전에서 ‘1실점’에 그쳤다. 유효 슈팅이 9차례나 나온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반대로 얘기하면 많은 찬스를 골로 연결시키지 못해 결정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여기에 수비에서도 아직은 더 보완할 부분이 보인다. 이번 유럽 원정 2연전에서 한국은 2경기 모두 무실점 경기를 보이긴 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운이 좋았다고 표현할 장면들이 다수 있었다. 웨일스전에서는 골대를 맞는 장면이 나왔고,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는 전반 7분 수비수 정승현(울산)과 골키퍼 김승규(알샤바브)의 사인 미스로 인해 상대에게 어이없는 골을 내줄 뻔했다. 전반 26분에는 김승규가 일대일 상황에서 눈부신 선방으로 가까스로 실점 위기를 벗어나는 장면도 있었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엄청난 활약이 아니었다면 경기 결과가 한국의 승리로 끝났을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대표팀의 다음 일정은 오는 10월 홈에서 열리는 A매치 2연전이다. 10월13일 튀니지, 10월17일 베트남과 평가전을 갖는다. 이어 숨 쉴틈 없이 11월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이 이어지고 내년 1월부터 아시안컵 본선에 나선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하루 빨리 보완이 절실한 상황이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