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유상증자 선방… 우리사주 청약 80% 수준

SK이노베이션이 위치한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 /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우리사주조합 및 구주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상증자가 청약률 87.66%를 기록했다. 수치로만 보면 미달이지만 구조를 뜯어보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1~12일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상증자의 청약률이 87.66%로 집계됐다고 13일 공시했다. 이번 청약 모집 주식수는 819만주이며 90%에 가까운 총 717만9664주가 청약됐다.

기존주주는 초과청약 29만5806주를 포함해 613만4296주, 우리사주조합은 104만5368주를 청약했다.

우리사주조합 청약률이 63.8%에 그쳤지만 애초부터 100%는 불가능했다는 지적이다. SK이노베이션 구성원 1500여명만 참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사주조합 배정물량은 전체 유상증자 주식수(819만주)의 20%인 163만8000주이나 실제 개인이 소화할 수 있는 급여기준 한도 등을 고려하면 최대 소화가능한 물량 규모는 약 130만주에 그친다.

증권가 관계자는 "이를 감안 시 이번 우리사주 청약결과는 사실상 80% 수준"이라며 "우리사주 1인당 금액 규모가 수천만원 수준이 아니라 억단위로 고액인 점 등도 감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대부분 미래사업을 위한 투자에 활용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의 이번 유상증자 규모는 약 1조1400억원이며 이 가운데 70% 이상인 8277억원을 미래 에너지 영역 투자와 이를 뒷받침하는 R&D 기반 조성에 사용한다. 나머지 3156억원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채무상환용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본을 미래 에너지 투자, R&D 인프라 확충에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성장동력 확보에 선제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소형모듈원전(SMR) 전문기업 '테라파워', 폐기물 가스화 전문기업 '펄크럼 바이오에너지' 등에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며 "R&D 인프라 조성의 경우 배터리 및 신규 그린 사업 강화를 위한 캠퍼스 조성에 쓰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권주와 단수주는 101만336주이며, 일반공모 청약은 오는 14~15일 진행된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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