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기부왕’ 이종환 전 삼영화학그룹 회장 별세
1924년 경상남도 의령에서 태어난 이 전 회장은 마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44년 일본 메이지대학교 경상학과를 2년 수료했다. 그 후 학병으로 끌려가 소련, 만주 국경과 오키나와를 오가며 사선을 넘나들다가 해방을 맞았다.
이 전 회장은 1958년 국내 최초 석유화학기업인 삼영화학공업을 설립했다. 현재는 삼영중공업 등 10여개 회사를 거느리는 삼영그룹으로 키웠다. 삼영화학그룹 관계자는 “별세 3주전인 8월말까지 장학재단을 직접 챙기고 산하 기업들의 생산영업을 지휘하는 등 경영 일선에서 역동적으로 활동한 보기 드문 창업 1세대 기업인이었다”고 전했다.
대한민국의 인류 발전을 위한 1등 인재 육성을 목표로 그가 2002년 사재 1조2000억원을 기부 출연해 설립한 관정이종환교육재단은설립한 아시아 최대 장학재단으로 지금까지 1만1500여 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관정이종환교육재단에 지금까지 쾌척한 그의 재산액은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재단은 매년 국내·외 장학생 1000명에게 총 120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아시아 최대 장학규모로 발전했다. 관정재단 장학생 수는 지난 23년간 1만1500여명에 이르고 박사학위 수여자도 750명에 달한다. 총 장학금 지급액은 2023년 현재 2700억원에 이른다.
이처럼 이 전 회장은 평소 “나라나 기업이나 살림은 재산이 아니라 사람이 키운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사회 환원과 인재 육성에 힘써왔다. 재단 설립 후 국내·외 유학 장학생에게 장학금 전달뿐 아니라 대학교 도서관 건립 등 평생 기부를 실천해왔다. 2012년에는 서울대에 600억원을 기부해 자신의 호를 딴 ‘관정도서관’을 짓기도 했다. 서울대 역사상 개인 기부로 600억원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은 최대 액수다. 당시 이 명예회장은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도서관은 조선시대 학생들이 공부한 ‘명륜관’과 같고, 지금 학생들은 공부할 곳이 가장 중요한데도 (서울대 도서관이)넉넉지 못한 것으로 들었다”며 “작으나마 내 기부가 도움이 될 것 같아서 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회장은 이같은 사회 기여와 장학공로로 2009년 국민훈장무궁화장을 수훈했고 2021년에는 제22회 4.19문화상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장남 이석준 삼영 대표이사 회장을 비롯 2남 4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장례식장, 발인은 15일 8시3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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