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초고속파산 또 없으려면…금융감독 대응 3개월→실시간돼야” [세계지식포럼]
노벨경제학상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교수
SNS로 퍼지는 파산공포 빠른 대응 시급
“예금보호한도 무작정 상향이 능사 아냐
장부상 자산, 실제 가치로 평가할 필요”
뱅크런의 메커니즘을 규명해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13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에서 “디지털 시대 금융업계에도 SNS가 새로운 리스크로 급부상했다”며 이처럼 말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날 은행의 위기를 주제로 진행된 대담을 통해 “그동안 금융당국의 위기 대응은 위험신호 감지 후 빨라야 3개월이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최대 2시간 이내, 가능하면 실시간으로 관리감독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지난 3월 벌어진 SVB의 초고속 파산을 반면교사 삼아 한국도 금융감독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금융당국이 SVB의 장부상 자산을 실제 가치를 기준으로 평가하지 않은 점, 그 탓에 은행의 적극적인 자본 확충을 이끌어내지 못한 점, 고객 수요가 전체의 94%에 달할 정도로 예금자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예금에 과도하게 집중된 사실을 간과한 점 등을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짚었다.
하지만 다이아몬드 교수는 “뱅크런의 확산을 막기 위해 예금 보호 한도를 무작정 높이는 등의 명시적인 규제를 적용하는 것보다는 금융당국이 은행의 건전성을 제대로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VB의 경우처럼 금융당국이 은행 파산 후 예금자 보호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애초부터 예금자 보험이 적용되는 상품만 취급하라는 식의 규제는 뱅크런을 막는 데도 그닥 효과적이지 않을 뿐더러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지금과 같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위기 국면에서는 실질적인 금융 안정성과 예금자들의 불안 심리를 잠재울 수 있는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다이아몬드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은행은 자금 조달처를 다각화하는 한편 금리 인상 리스크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한다. 배당금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라며 “특히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이나 한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같은 리스크는 금융당국의 매우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관리감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세계적인 실질 금리 인상은 상업용 부동산 가격을 낮추고 은행 대출이 떠받치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문제를 증가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제기되는 장기 침체 우려에 대해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장 크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미중 무역전쟁을 중심으로 자유무역이 크게 저해된 현재 상황이 계속된다면 세계 경제의 효율성과 성장성은 하향 평준화될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각국의 생활 수준 역시 장기적으로 크게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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