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 처벌 못해" 불법촬영물 유포 재미동포…구형보다 높은 징역 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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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적으로 유포되던 불법촬영물에 피해자의 일상사진과 실명 등 신상정보를 담아 편집하고 이를 재유포한 40대 한국계 미국인이 무거운 죗값을 치르게 됐다.
A씨는 온라인상에서 음성적으로 유통되던 불법촬영물을 다운로드한 뒤 피해자들의 실명과 직업, 일상·가족·지인 사진 등 신상정보를 담아 (편집하고) 이를 음란사이트에 다시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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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15년 구형…재판부 "피해자들 끝 보이지 않는 싸움" 징역 20년
(의정부=뉴스1) 양희문 기자 = 음성적으로 유포되던 불법촬영물에 피해자의 일상사진과 실명 등 신상정보를 담아 편집하고 이를 재유포한 40대 한국계 미국인이 무거운 죗값을 치르게 됐다.
재판부는 우리 사회가 n번방과 박사방 사건을 경험하면서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원하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이례적으로 검찰의 구형량을 뛰어넘는 징역 20년의 중형을 내렸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제13형사부(부장판사 박주영)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물제작·배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한국계 미국인 A씨(43)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A씨는 온라인상에서 음성적으로 유통되던 불법촬영물을 다운로드한 뒤 피해자들의 실명과 직업, 일상·가족·지인 사진 등 신상정보를 담아 (편집하고) 이를 음란사이트에 다시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들은 이미 한 차례 자신의 불법촬영물이 유출되면서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는데, A씨가 개인정보를 담은 성착취물을 재유포하면서 익명의 다운로러들로부터 온갖 성희롱과 인격모독 등 2차 가해까지 당해야 했다.
수사기관이 파악한 피해자는 현재까지 80여명에 달하며, 이 중에는 미성년자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해 12월15일 A씨를 구속 기소하고, 결심공판에서 그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A씨는 9개월가량 이어진 공판 과정에서 반성문만 22차례 쓰며 법원에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가 자신의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이례적으로 검찰의 구형보다 5년 더 많은 20년형을 내렸다.
A씨가 반성문과는 별개로 줄곧 자신이 거주하던 미국 괌에서는 불법촬영물 반포 행위는 처벌받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법정에서 대한민국은 자신을 처벌할 수 없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데, 진지하게 반성하는 지 의문"이라며 "외국인이 대한민국 영역 외에서 대한민국 국민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를 경우 국내 형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피고인이 유포한 영상이 재유포되고 있다. 피해자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을 하며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는 n번방과 박사방 사건을 경험하면서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원하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피해자들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어 이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날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의정부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yhm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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