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한껏 낮춘 애플…‘아이폰 15’ 화웨이·금지령 악재 이겨낼까 [세모금]

2023. 9. 1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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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발표에도 주가 하락…中 리스크로 흥행 위협 우려
전문가들 “화웨이·아이폰 금지 영향 크지 않을 것”
폰 교체 주저하는 中 소비자들…경제 불안이 더 큰 위협
12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스티브잡스홀에서 열린 ‘원더러스트’ 행사에서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15 시리즈가 전시돼 있다. [AF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인도의 부상에도 애플에게 중국은 여전히 심장과 같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애플이 12일(현지시간) 신제품 발표 행사를 통해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15 시리즈 등 최신 제품을 세상에 공개했다. 티타늄 소재와 진화된 자체칩 등으로 무장한 아이폰15 고급 모델과 한층 업그레이드된 기본 모델 등을 선보인 애플은 당초 가격 인상을 예측했던 시장의 전망을 깨고 아이폰15의 가격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했다. 이날 ‘야심찬’ 신제품 출시에도 애플의 주가는 오히려 1.7% 하락했다. 최근 애플을 연이어 강타한 중국발 리스크로 아이폰15의 흥행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다.

실제 애플에게 최근 중국 시장은 ‘가시밭길’ 그 자체다. 지난달 화웨이가 5세대(5G)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60프로’를 내놓으며 아이폰의 입지를 위협하더니, 지난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가 중앙정부 기관 공무원들에게 애플 등 외국산 통신기기의 사용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주가는 당시 보도 이후 이날까지 5%나 떨어졌고, 이후에도 외신들은 아이폰 사용 제한이 중앙정부를 넘어 지방 정부와 국영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보도를 잇따라 내놨다.

12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스티브잡스홀에서 열린 ‘원더러스트’ 행사 [AFP]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 애플을 강타한 역풍이 실제 중국 시장 내 아이폰 판매량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악의 경우라도 향후 1년간 중국에서 판매될 아이폰 판매량의 1% 수준에서 영향이 국한될 것이란 관측이다.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아이폰의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한 중국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업무용이 아닌) 개인용으로 최신 아이폰을 구입할 예정”이라며 “한번 iOS에 익숙해지면 안드로이드로 갈아 타기 쉽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분석가는 “보이는 것만큼 화웨이와 정부의 움직임이 그렇게까지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면서 “분명히 타격은 있겠지만, 제한된 위험 요인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벤 우드 CCS 인사이트 분석가는 “기존 사용자들은 애플의 경험에서 발을 빼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정부가 중국 소비자들의 아이폰 소비에 일부 제동을 걸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중국의 아이폰 판매 확대에 차질을 빚을 정도로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으로 인한 영향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술력 면에서 여전히 화웨이는 애플에게 한참 뒤쳐져 있는 데다, 애플과 아이폰의 사용자층이 크게 겹치지 않기 때문이다. 우드 분석가는 “화웨이는 애플이 아닌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12일(현지시간) 공개된 최신 애플워치9의 모습 [AFP]

애플도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중국에 적극적으로 ‘구애’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 영국, 인도 등과 함께 40여개의 아이폰15 1차 출시국에 포함됐다. 또한 이날 신제품 발표행사에서 애플은 중국의 대형 게임사인 호요버스 개발자 2인을 초청해 아이폰15 고급모델에 탑재된 업계 최초 3나노미터 칩인 A17 프로가 게임 작동을 어느정도로 개선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다. 최신 애플워치9의 시리를 이용한 건강 대화에서도 영어와 함께 중국어를 우선 제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15가 반드시 흥행할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어렵다. 화웨이와 아이폰 금지령이 아닌 중국의 경제 둔화가 오히려 애플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성장 정체와 부동산 위기 등으로 새 스마트폰을 구입할 경제적 여유가 사라지고 있고, 심지어 아이폰15가 아이폰14 시리즈와 비교해 크게 혁신된 부분이 없다는 점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기존 아이폰 사용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우드 분석가는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이후로 반등하지 못하면서 경제적 압박을 느낀 소비자들은 더 오랫동안 기존의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때문에 소비자들은 과거만큼 빨리 기기를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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