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는 가려움' 아토피 환자, 100만 시대…국내 신약개발 치열

이창섭 기자 2023. 9. 1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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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아토피 환자 100만명 육박
올해부터 청소년용 치료약, 건보 급여… 환자 부담 10%만
국내 신약 개발 치열… 시장 규모 매우 커

97만1116명.

국민건강보험 공단이 파악한 지난해 '아토피피부염' 진료 인원이다. 국내서 매년 100만명에 가까운 환자가 극심한 가려움증으로 고통받는다. 매해 9월14일은 '세계 아토피피부염의 날'이다. 환자의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알리자는 취지의 날이지만 지금도 단순 피부질환으로 인식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환자가 많다.

특히 9세 미만, 10대 등 소아·청소년 아토피 환자 수가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많다. 청소년기 아토피피부염은 성인기까지 지속되는 경우가 있어 적극적인 조기 개입과 치료가 필요하다.
올해 청소년 아토피 치료 환경 개선… 700만원 약값, 10%만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여러 청소년 아토피피부염 약이 건강보험 급여권에 진입하면서 환자의 치료 환경이 개선됐다. 대표적으로 지난 4월부터 12세 이상 청소년 아토피피부염 환자에 건강보험이 적용된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가 있다.

린버크는 면역·염증을 조절하는 신호 체계 'JAK'(야누스키나제)을 억제하는 치료제다. 주사제가 아닌 1일 1회 투여하는 먹는 치료제다. 주사를 맞기 위해 병원을 자주 찾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바늘을 무서워하는 청소년에게도 유용하다.

아토피피부염 치료제의 평가는 EASI 75(습진 부위 및 중증도 지수 75% 이상 개선) 달성률 등으로 평가한다. 12~17세 552명 청소년 환자를 대상으로 린버크 15㎎ 투약 후 16주차 효능을 평가한 결과, EASI 75 달성률은 73%였다. 위약군은 12%에 불과했다. 약의 내약성도 좋았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여드름이었다. 여드름 발병의 수준도 경증 또는 중등도였다.

지난 6월에는 일본 청소년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린버크의 장기 임상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이번 임상 시험에선 린버크가 청소년 키 성장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데이터가 발표됐다.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청소년을 치료할 땐 제한적으로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요법이 사용된다. 하지만 환자의 성장을 저해할 우려가 있어 장기 사용은 권장되지 않는다.

일본에서 린버크를 복용한 6명 청소년을 분석한 결과, 환자의 성장 속도는 정상 범위에서 유지됐다. 근골격계 이상반응 또한 보고되지 않았다.

린버크 15㎎ 1정 가격은 1만9831원이다. 아토피피부염 치료에는 1일 1정이 권장 용량이다. 1달 처방 가격이 약 60만원, 연간으로는 700만원 이상이다. 올해 4월부터 급여가 적용되면서 환자는 약값의 10%만 부담하면 된다.
아토피 신약, 최근에도 국내 허가… 국내 개발도 활발
가장 최근에도 새로운 아토피피부염 치료 옵션이 국내에 도입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31일 덴마크 피부질환 전문 제약사 레오파마의 '아트랄자'(성분명: 트랄로키누맙)를 허가했다. 성인과 청소년의 중증·중등도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사용된다.

아트랄자는 면역과 염증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IL-13' 신호 체계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치료제다. 기존 주사 치료제보다 투여 간격이 더 길다는 게 강점이다. 이런 강점을 내세워 지난해 글로벌 11억4200만달러(약 1조5000억원) 매출을 올렸다.

아토피 신약을 개발하려는 국내 제약사의 노력도 치열하다. 국내 환자 수가 100만명에 육박하는 만큼 시장 규모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업계서는 국내 아토피 치료제 시장 규모를 약 5000억원으로 추정한다. 데이터분석 기업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에 따르면, 미국·일본 등 주요 7개국에서의 시장 규모는 약 10조원에 육박한다.

샤페론은 최근 FDA(미국 식품의약국)로부터 자사 아토피 치료제 '누겔'의 임상 2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누겔은 전 세계 최초로 'GPCR19'를 표적하는 염증 조절 약물이다. 누겔에 치료 효과를 보이고 샤페론 기술로 발굴한 바이오마커가 양성인 환자를 잠정적으로 'A형 아토피 환자'라고 분류하는데, 이런 A형이 전체 환자의 70% 이상을 차지한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강스템바이오텍은 1년 1회 투여하는 아토피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퓨어스템-에이드주'라는 치료제로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내년 2월 임상을 완료하고, 2025년 판매 허가를 받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장 침투율 10%를 목표로 연 2000억원 매출을 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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