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룡도 못산 화웨이" 中 애국소비 조짐…뒤에선 "아이폰 예약"도
중국인 뿌리깊은 애플사랑과 스마트폰 시장 위축은 변수
아이폰15와 맞붙을 화웨이 스마트폰 '메이트60프로'가 중국서 흥행 돌풍을 일으킬 조짐이다. 중국인들의 애국소비에 불이 붙는다. 화웨이도 판매 목표를 크게 높여 잡았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13일 "화웨이의 메이트60프로 출시와 안드로이드 진영 투자 확대로 아이폰15 시리즈는 큰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며 "화웨이가 중국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지배력을 종식시킬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스토리를 보면 그럴 만하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 영향으로 지난 3년간 5G(5세대 이동통신) 휴대폰을 출시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8월 29일 정오 7nm(나노미터) 칩을 장착한 최고급 사양 휴대폰인 메이트60프로 판매를 시작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전과는 달리 사전구매도 실시했다.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고 제품 매진으로 구입할 수 없는 매장이 속출했다. 이전의 화웨이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분위기다.
중국 내 메이트60프로 가격은 6999위안(약 127만원)부터, 아이폰15프로 가격은 7999위안(약 145만원)부터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가격으로 맞붙는다. 중국 언론의 예측처럼 화웨이가 아이폰 점유율 잠식에 성공한다면 의미가 있다.
중국 내 온라인 여론만 보면 12일(미국시간) 공개된 아이폰15와의 경쟁은 이미 화웨이의 압승이다. "미국에 무릎 꿇지 않는 화웨이는 중국 산업계의 기념비적 승리"라거나 "화웨이가 이제야 진정한 화웨이가 됐다"는 식의 반응이 넘쳐난다. 지나치게 비싼 가격을 지적하거나 아직 삼성이나 애플에 미치지 못하는 품질을 지적하는 글에는 공격적인 댓글이 곧바로 따라붙는다.
중국의 애국소비 심리는 실제 구매로 이어질까.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휴대전화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차이신 인터뷰에서 "16억명의 중국 스마트폰 사용자 중 화웨이 충성고객이 수억명에 달하며, 화웨이가 상당기간 5G 휴대폰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확실한 교체수요가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이달 말 상하이에서 최고경영진이 직접 나서는 대대적인 언론 초청 행사를 연다. 또 다른 의미있는 발표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이 관계자는 "화웨이는 지금 언론발표회도 없이도 이정도의 메이트60프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며 "입소문이 퍼지면서 점차 판매도 탄력을 받을 것이며, 생산능력만 유지된다면 판매량이 수백만대를 넘어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웨이 애국소비는 중국 정부가 의도한 부분도 크다. 정국 정부는 공무원과 공공기관에 아이폰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 애플 대 화웨이 구도가 만들어졌다. 이에 맞춰 중국 언론들은 화웨이 부활에 대한 기사를 쏟아낸다. 여론이 반응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화웨이는 물이 들어올때 노를 젓는다. 신제품 출시뿐 아니라 이를 둘러싼 대리 국가전을 단단히 준비한 모양새다. 화웨이는 아이폰15가 공개된 직후 올 하반기 메이트60 시리즈 출하량 목표를 20%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또 아이폰15의 공식 출시 직후엔 페이스리프트된 전기차 모델 M7 신제품을 공개했다. 화웨이는 "M7를 구입하는 고객에게는 '역대 가장 인기있는 스마트폰'인 메이트60프로나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5 우선구매권을 준다"고 발표했다.
또 아이폰에 대한 중국인들의 선호와 충성도가 워낙 높다. 중국 내에서 공무원과 공공기관 아이폰 금지 소식이 해외에 비해 크게 알려지지 않는 이유는 해당 뉴스에 대한 중국인들의 의도적 외면 때문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아이폰15가 갓 공개된 13일 중국 내에서는 아직 공식 판매가 시작되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한 온라인 휴대폰 판매업자는 기자의 문의에 "미리 1999위안(약 36만원)의 계약금을 내고 색상과 용량 등을 결정한 최종가격에서 빼고 결제하는 방식으로 아이폰15를 구입하면 된다"고 했다. 사전주문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 경기부진으로 스마트폰 판매대수가 큰 틀에서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중국 휴대폰 출하량은 2016년 4억7000만대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해마다 줄었다. 2017년 4%(이하 전년 대비) 감소를 시작으로 2018년 14%, 2019년 7%, 2020년 11% 줄었고 지난해는 14%나 줄어든 2억8700만대로 201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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