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맞춤형 사과 품종’ 개발로 기후 변화 위기 넘는다

농촌진흥청, 강원과 대구 등 2곳에 전문 생산단지 조성
국내 여건에 걸맞은 과일 수확해 소비자 수요 부응키로

정부가 기후 온난화로 사과 재배지역이 점차 북상함에 따라 지역 특성에 맞는 품종 개발로 위기를 해쳐나가기로 했다.

13일 농촌진흥청은 기후 변화에 대비한 과수 재배 대책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또 강원도 홍천에는 ‘컬러플’, 대구 군위에는 ‘골든볼’ 생산 전문 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농진청의 이번 조치는 기후 환경과 농업 여건 변화에 따라 지역 맞춤형 품종 보급으로 안정적인 사과 생산 기반을 갖추자는 취지에서 수립됐다.

기상 및 농업 전문가들에 따르면 기후가 변하면서 과거에 우리나라의 사과 주요 생산지로 여겨지던 대구·경북지역의 재배 면적은 1993년 3만6021ha에서 2023년에는 2만151ha로 30년 사이 44%가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강원도의 사과 재배 면적은 483ha에서 1679ha로 247% 늘어났다.

신품종 사과 ‘컬러풀‘ 농촌진흥청 제공

신품종 사과 ‘골든볼‘ 농촌진흥청 제공

이에 농진청은 이 같은 여건을 고려해 새롭게 사과 생산단지로 떠오른 곳에 대해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홍천에 보급하는 국산 품종 ‘컬러플’은 지난 2019년 등록됐다. 수확기가 10월 상·중순인 ‘중만생종’으로 당도가 높아 맛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군위에 식재될 국산 품종 ‘골든볼’(2021년 등록)은 8월에 수확하는 노란 여름 사과다. 껍질을 빨갛게 물들이는 ‘색들임’(착색)이 필요 없어 노동력을 줄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농진청은 이들 품종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전문 유통업체와 협력한다.

김명수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장은 “사과는 우리나라 과일 재배 농가의 16.8%를 차지할 뿐 아니라 재배 면적도 가장 넓은 작목이지만 현재의 기후변화 추세를 보면 2100년에는 강원도 일부에서만 재배될 것으로 예측돼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더 촘촘한 보급 체계 구축과 유통시장 확보로 다양한 품종을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