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엉덩이 ‘툭’, 최정 “좋은 스윙”…매 순간 즐긴 벤자민, 그래서 더 빛났던 퍼펙트 도전
결과부터 이야기하면 도전은 실패했다. 다만, 대기록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딛는 과정이 무엇보다 빛났다. KBO리그 최초 ‘퍼펙트’ 투구를 바라보던 KT 좌완 선발 웨스 벤자민(30)은 매 순간을 즐겼다.
벤자민은 지난 1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1안타 무사사구 8삼진 역투로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7회말 2사 때 SSG의 간판타자 최정에게 안타를 맞기 전까지 상대에게 단 한 번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완벽한 투구였다.
퍼펙트는 투수가 홀로 무결점 투구를 한다고 해서 달성할 수 없다. 야수 실책이 나와 상대에게 출루를 허용하는 순간에도 퍼펙트 행진은 그대로 종료된다. KBO리그 역사상 ‘노히트노런’은 14번 있었으나, 퍼펙트는 없었던 이유다. 지난 시즌 SSG에서 뛴 윌머 폰트가 ‘9이닝 퍼펙트’를 하고도,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한 사례도 있다. 그만큼 난도가 높다.
투수는 퍼펙트 고지에 가까워질수록 작은 것 하나에도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자신의 투구에 집중하느라 상대의 플레이를 자세히 지켜보고 반응할 겨를도 없어진다. 벤자민은 조금 달랐다. 그는 6회말 마운드에 올라가면서 이닝을 마친 상대 선발 투수 김광현의 엉덩이를 툭 쳤다. 김광현은 앞서 6회초 박병호에게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했다. 이어진 2사 1·3루에서 배정대의 땅볼 타구를 잡아 몸을 비틀어 1루로 정확히 송구한 ‘호수비’로 추가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벤자민이 동업자로서 존중의 의미를 담아 한 행동이었다.
벤자민은 사실 4회부터 기록을 의식하고 있었다. 오히려 차분해진 느낌을 받아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퍼펙트가 중단된 순간 아쉬움이 짙었으나 벤자민은 의연함을 보였다. 되레 자신의 도전을 멈춰 세운 최정과의 짤막한 대화를 소개하며 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정은 7회말 2사에서 벤자민을 상대로 좌전 2루타를 때린 뒤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경기 뒤 만난 벤자민은 “최정 선수에게 전혀 미안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줬다”며 “최정은 좋은 스윙을 가진 타자다. 그 선수한테 안타를 맞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자신을 낮췄다.
벤자민은 이후 8회말까지 추가 안타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시즌 15승째(5패)를 수확한 벤자민은 KT 역대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보유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2020년)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는 “개인 기록은 크게 신경 쓰고 있지 않다. 시즌을 잘 마무리해서 가을야구에 나가 열심히 던지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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