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당시 만 15세' 동급생 나체 방송 생중계 중학생 항소심서 감형

[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동급생에게 각종 가혹행위를 일삼은 중학생이 항소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대구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정승규)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물 제작·배포 등)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16)군에 대해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또 8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하고 5년간 아동청소년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A군은 B(16)군과 함께 지난해 10월부터 동급생인 C(당시 15)군에게 마트에 들어가 소리를 지르고 오라고 하거나, 얼어붙은 금호강 위를 걷게 지시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여러 차례 폭행했다. 또 185만원 상당의 패딩 점퍼를 갈취하고, 외모를 비하하는 욕설을 하는 등 신체적·정신적 폭력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들은 지난 1월 9일 오후 11시 10분 대구 동구의 한 모텔에서 C군의 엉덩이를 여러 차례 때리고 속옷을 찢어버리는 장면과 C군이 자신의 성기를 가리고 있는 장면 등을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실시간 방송으로 송출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이들은 C군에게 합의된 방송이었다는 취지로 허위 진술을 강요하는 등 범행을 숨기려 시도했다. C군은 수사 초기 보복이 두려워 시키는 대로 했지만 결국 피해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재판에서 "아버지가 간암으로 투병 중"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1심 재판부는 "A군의 상황을 참작해도 C군이 느꼈을 고통이 더 크기 때문에 실형 선고가 불가피한 점, 가족과 지인 등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 가담 정도 등을 고려했다"며 A군에게 징역 장기 4년, 단기 3년을 선고하고 B군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군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범행 당시 만 15세였던 점, C군과 원만히 합의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겁다고 판단된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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