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이야기]<5>10여 가지로 분류되는 다양한 에티오피아 커피

에티오피아는 유전적인 다양성을 갖는 커피 품종이 탄생한 태초의 땅이다. 에티오피아의 자연 품종은 남수단의 보마고원과 케냐 북부 마사빗 숲으로 전해졌다. 15세기에는 하라르 지역의 생두품종이 대륙 외 지역인 예멘으로 전파됐다.

에티오피아 커피 원종의 정식 명칭은 '코페아 아라비카 L 아비시니카 카페'이며, 이는 에티오피아 커피 품종을 처음으로 연구한 프랑스 학자의 이름인 Carl- Lineaus의 'L'을 따서 지어졌다.

◇김태호 커피 매거진 '드립' 편집장

에티오피아 원종 이외에 품종(Heirloom)은 유사성으로는 타이피카 품종에 가깝지만 어떤식으로든 구체적 관련이 있다는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타이피카 품종은 에티오피아의 야생 숲에서 자라는 1000가지 이상의 다양한 품종 중 하나로 에티오피아와 아프리카 전역에서 가장 흔히 발견된다.

현재 에티오피아에서 재배되는 품종은 자연에서 태어나 세대를 거듭하며 스스로 변종과 돌연변이로 발전해 온 지역 재래품종과 JARC가 지속적 연구를 통해 농부들에게 공급되고 있는 약 40여 종의 개량품종 등 두 분류로 나뉜다.

이런 분류 방식의 기본이 된 연구는 이탈리아의 식물 분류학자 스팔레타의 1차분류와 프랑스학자 실방의 2차 분류다.

스팔레타는 커피 품종을 총 4가지로 나눠 세부적으로 분류했다. 리무에서 발견된 품종으로 사이즈가 크고 짙은 녹색을 지니고 있는 '에나리아', 사이즈가 크며 모양이 긴 '아라로' 또는 '롱베리 하라', 다른 종에 비해 덜 둥근 모양이며 수도승들에 의해 심어지기 시작한 '제지' 등으로 분류된다. '젠탈'이라는 품종은 이름은 남아있으나 정확한 설명이 기록돼 있지는 않다.

에티오피아 원종 이외에 품종(Heirloom)은 유사성으로는 타이피카 품종에 가깝다. 타이피카 품종은 에티오피아의 야생 숲에서 자라는 1000가지 이상의 다양한 품종 중 하나로 에티오피아와 아프리카 전역에서 가장 흔히 발견된다. [사진=김태호 커피 매거진 '드립' 편집장]

프랑스 학자 실방은 본인만의 기준으로 커피 품종을 무려 12가지로 나뉘어 구분했다.

그는 코페아 아라비카 L 아비시니카와 가장 비슷한 종이자 오리지널 타입과 가장 흡사한 '에나리아', 프라이머리 와일드 품종인 '카파', 사이즈가 큰 편인 '아가로', 시다모안에 위치했으면 녹색의 새순만 나오는 '이르갈렘', 게데오의 수도에서 나오며 브론즈 색의 새순을 지니고 있는 '딜라', 빨간색의 새순이 돋는 '아바구루' 등으로 품종을 분류했다.

이외에도 그는 브론즈색의 새순에다 한 나무서 15㎏의 생산량을 가지고 있는 '하라', 에나리아와 비슷한 종이지만 크기가 작은 '제기', 체리 사이즈는 크지만 씨앗 크기가 작은 '룰로', 쓴맛이 강하고 촉감이 거친 '올키테', 브론즈와 녹색이 섞여 있는 새순의 '올라모' 등으로 품종을 나눴다. 실방의 분류에서도 스팔레타와 마찬가지로 정확한 설명이 없는 '씨오레씨'라는 품종이 있다.

◇김태호 커피 매거진 '드립' 편집장은 아프리카, 남미, 동남아시아 등 산간 오지를 탐험하며 커피와 관련된 스토리를 기록해오고 있다. 특히 지난 20여년간 아프리카의 혹독한 커피의 역사를 탐구해왔다. 이 기록을 바탕으로 지난 2018년 커피 매거진 '드립'을 창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