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몰랐다" 거짓말까지 했지만… 前 롯데 서준원 1심서 '집행유예 5년' 선고, 재판부 "초범 고려"

부산 = 박승환 기자 2023. 9. 13.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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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롯데 자이언츠 서준원./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前 롯데 자이언츠 서준원./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前 롯데 자이언츠 서준원이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장기석 부장판사)는 13일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법원에서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 착취물 제작·배포 등)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서준원의 선고 공판을 열었다.

서준원은 지난해 8월 SNS를 통해 알게 된 미성년자와 연락을 주고받던 중 신체 사진을 찍어 전송하도록 해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됐고, 지난해 말부터 경찰 수사를 받기 시작했다. 당시 서준원의 범죄 사실이 인터넷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불거졌지만, 서준원은 개인적인 일로 사기를 당한 탓에 법원을 오갔다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었다. 한 매체는 지난 3월 23일 서준원의 미성년자 관련 범죄 사실을 보도했고, 서준원 또한 23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것을 털어놨다. 사건이 벌어진 직후 롯데는 곧바로 보도자료를 통해 서준원의 방출을 공식 발표했다. 그리고 롯데 구단과 이강훈 대표이사는 사과문을 통해 고개를 숙이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롯데가 서준원과 '손절'한 뒤 최동원기념사업회도 결단을 내렸다. 초대 '고교 최동원상'을 품에 안았던 서준원의 수상을 박탈하기로 결정한 것. 당시 강진수 사무총장은 "서준원이 저지른 행위가 원체 심각하고, 반인륜적이라 판단해 이사진 및 사업회 관계자 전원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前 롯데 자이언츠 서준원./마이데일리
前 롯데 자이언츠 서준원./마이데일리
前 롯데 자이언츠 서준원./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법정에 서게 된 서준원은 최초 공판에서는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추가적으로 진행된 공판에서는 미성년자임을 알고도 신체 사진을 찍어 전송하도록 했다는 것을 시인했다. '연합뉴스'를 비롯한 복수 언론에 따르면 서준원은 60차례에 걸쳐 피해자에게 성적인 메시지를 보냈고, 총 7차례의 사진을 전송받아 아동 성 착취물을 제작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 결과 검찰은 지난달 23일 결심 공판에서 "초범이지만 미성년자인 피해자를 상대로 성 착취물을 제작했다. 공인으로서 사회의 모범이 돼야 함에도 사회적 파장이 큰 중대 범죄를 저질렀다. 수사기관에서 (피해자와의) 명백한 대화 내용에도 불구하고 (서준원은)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는 등 진심으로 범행을 반성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참착했다"며 서준원에게 징역 6년 구형했다.

이에 서준원 측 변호사는 "범행은 단 1회에 그쳤고, 피고인이 실제 피해자의 해당 영상을 유포하는 등 추가적 범행으로 나아가지 않았고, 피해자와 합의도 했다.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고, 만 2세의 어린 자녀 양육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서준원 또한 "구단 내에서 엄격한 생활 통제와 육아로 쌓인 스트레스를 삐뚤어진 방법으로 풀려고 했던 것이 부끄럽고 후회된다. 피해자에게 정말 죄송하다.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제대로 된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재판부는 서준원의 집행유예를 결정했다.

실형이 예상됐던 것과 달리 재판부가 집행유예를 선고한 배경은 무엇일까. 재판부는 "14세 미만 아동 청소년 피해자에게 금전을 대가로 신체 사진을 촬영해 전송받고, 이로 협박을 한 점 등 죄가 무겁다"면서도 "다만 이 사건의 경우 범행 지속이 하루에 그친 점과 성 착취물을 유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 어머니에게 피해금을 지급하고 합의한 점과 초범인 것을 고려해 징역 3년과 5년의 집행유예를 선고한다. 그리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120시간의 사회 봉사를 명한다"고 밝혔다.

前 롯데 자이언츠 서준원./마이데일리

서준원은 지난 201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의 1차 지명을 받았던 '특급유망주'였다. 고교 시절에는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볼을 뿌리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았다. 서준원은 데뷔 첫 시즌 33경기에 등판해 4승 11패 평균자책점 5.47로 경험을 쌓았고, 이듬해 31경기에서 7승 6패 평균자책점 5.18로 가능성을 나타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서준원은 프로에 입성한 뒤 체중 조절 실패 등 자기 관리에 소홀한 끝에 2021년 1승 3패 3홀드 평균자책점 7.33으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고, 지난해에도 3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4.80을 기록하는데 그치며 통산 123경기에서 15승 23패 5홀드 평균자책점 5.56의 초라한 성적만 남기고, 불미스러운 일로 유니폼을 벗게 됐다. 일단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지만, 마운드로 돌아오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은 것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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