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원피스’, 조금 더 현실적으로[봤다 OTT]
‘원피스’는 ‘원나블’이라는 단어가 있을 정도로, 국내에서 ‘나루토’ ‘블리치’와 함께 2000년 이후 일본 만화의 대표작으로 여겨지는 작품이었다. 만화는 1997년 주간 소년점프에서 연재를 시작했으며, 애니메이션은 1999년 일본 후지TV에서 방송했다.
만화 연재 26년이 된 2023년 넷플릭스에서는 ‘원피스’의 실사화 시리즈를 공개했다. 사실 이 계획이 몇 년 전 발표될 때부터 ‘원피스’ 및 애니메이션의 팬들은 우려에 휩싸였다. 넷플릭스의 제작진은 서양문화에 익숙했고, 지금까지 실사화된 일본 만화에 대한 평가가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원인은 일본 만화 특유의 과장성 때문이다. 마블코믹스 등으로 대표되는 미국만화는 비교적 실사에 기반한 인물과 표현이 많은 반면, 일본 만화는 특유의 캐릭터 과장 때문에 실사화에서는 그 느낌이 안 산다는 평가가 많았다. 실제 ‘카우보이 비밥’ ‘드래곤볼’ ‘진격의 거인’ 등의 작품들이 실제로 혹평을 받았다. 그래서 ‘원피스’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원피스’의 첫 시즌은 만화로 따지면 단행본 12권까지의 줄거리 주인공 밀짚모자 해적단의 고향인 ‘이스트 블루’의 주요 에피소드를 다룬다. 이 에피소드 역시 만화 회차로만 100회가 넘는 에피소드이므로 8회로 축약하면서 많은 이야기의 각색이 이뤄졌다.
일단 이 시리즈가 그래도 호평을 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일단 조연을 제외한 주요인 물의 캐스팅이 그래도 이미지에 걸맞게 이뤄졌다. 그리고 지나치게 만화적인 캐릭터 설정은 약간의 가공을 통해 현실화했다. 예를 들면 등장인물 우솝의 긴 코나, 상디의 빙글빙글 돌아간 눈썹, 입에 칼을 물고 싸우는 조로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마치 ‘왕좌의 게임’을 연상하게 하는 웅장한 배경들, 특히 군중이 모이는 장면에서의 스펙터클은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는 보이지 않는 재미를 준다. 그리고 이미 20년이 넘게 만화로 연재된 후 공개된 드라마라 이후 등장인물이나 줄거리가 ‘이스터 에그’(몰래 숨겨놓은 메시지)처럼 등장하는 부분도 재미를 준다.
그리고 이후 등장인물들을 그 전 에피소드에서 조금씩 등장시키며 자연스러운 연결을 이루는데도 애썼다. 만화는 만화, 드라마는 드라마이기에 과감하게 포기한 액션들도 수긍이 가는 점이다.
하지만 각색에 있어 만화적인 의상이나 머리스타일, 행동들은 ‘원피스’ 자체의 정체성을 위해 남겨놨다. 이런 점들이 실사화에서 어색한 점은 ‘옥의 티’다. 실사화를 거치며 많은 부분이 실제와 비슷해졌지만, 인물들의 형형색색 머리와 의상들은 실재감이 떨어진다. 이는 마블스튜디오가 무거운 분위기의 ‘캡틴아메리카:윈터솔져’에서 의상 자체도 톤다운을 시켜 분위기를 맞췄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이러한 약간의 아쉬움에도 ‘원피스’는 공개와 동시에 전 세계 46개국 TV(영어) 부문 1위, 93개국에서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알라바스타 왕국과 바로크 주식회사를 다룰 것이 유력시되는 두 번째 시즌의 계획 역시 순조롭게 착수 중이다.
실사화의 성패는 결국 얼마나 실제 정서에 맞게 작품이 각색되느냐다. 다소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일부 요소를 민첩하게 수정한다면, 오랜만에 일본 만화 실사화의 성공기준을 제시하는 작품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은 이미 충분히 남겨뒀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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