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가 50년인데.." 60대 대출자 13%..다주택자 절반 넘었다

권화순 기자 2023. 9. 1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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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과 8월 7조원 가까이 팔려나간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대출자 절반 이상이 다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달새 6.2조 팔린 50년 만기 주담대... 40~50대가 57.1% 고령층인 60대도 12.9%━금융위원회는 13일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를 통해 50년 만기 주담대 현황을 첫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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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8월에 6조2000억원 팔린 50년 만기 주담대 분석해 보니..고령층·다주택자 '다수'
지난 7월과 8월 7조원 가까이 팔려나간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대출자 절반 이상이 다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대적으로 소득이 많지 않은 60대가 12.9%에 달했다. 개별 대출자별로 소득 심사를 깐깐하게 하지 않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40% 규제도 받지 않는 집단대출(54.9%)이 많았기 때문이다.
두달새 6.2조 팔린 50년 만기 주담대... 40~50대가 57.1% 고령층인 60대도 12.9%
금융위원회는 13일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를 통해 50년 만기 주담대 현황을 첫 공개했다. 만기가 50년으로 초장기에 해당하는 이 상품은 지난 7월 대형은행 9곳이 줄줄이 출시했다. 올 들어 총 8조3000억원이 판매됐는데 이 가운데 6조7000억원은 7월~8월 두달간의 실적이다. 그만큼 은행권 경쟁이 치열했다.

50년 만기 주담대를 받은 연령대를 살펴보면 40~50대가 57.1%로 가장 많았고 60대 이상도 12.9%에 달했다. 20~30대는 29.9%였다. 금융당국은 현재소득이 작지만 미래소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30대 이하 청년층을 타깃으로 50년 만기 주담대를 장려했지만 실상은 40대 이상이 주로 이용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생애주기별로 소득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60대가 13%에 육박했다는 점에 금융당국은 우려를 표명했다. 60대에 50년 만기 주담대를 받으면 이론적으로 110세까지 대출을 갚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평균 기대수명은 90세를 넘지 않는다.
다주택자가 52.0%로 2채 이상보유자도 18.0%에 달해..당국 "집단대·다주택자는 제한할 것"
고령층의 대출이 가능했던 이유는 이 대출의 절반은 집단대출로 실행됐기 때문이다. 전체 대출액 중 절반 이상(54.9%)인 4조5000억원이 집단대출로 집행됐다. 아파트 분양을 하면 개별 차주에 대한 심사를 거의 하지 않고 집단으로 중도금대출이 실행이 되고 이후 잔금대출로 전환된다. 특히 분양 시점이 3~4년 전이면 당시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가 도입되기 전이라서 잔금대출로 최근 전환했더라도 DSR 40%가 적용되지 않는다.

실제로 집단대출로 나간 50년 만기 주담대의 평균 DSR은 50.4%로 규제비율 40%를 훌쩍 넘었다. 집단대출을 많이 취급한 은행은 농협은행 1조4000억원, 수협은행 1조1000억원, 기업은행 8000억원 등이었다. 이들 특수은행들은 시중은행(5%)과 달리 고DSR 규제 비율이 전체대출의 15%로 느슨한 편이었다.

50년 만기 주담대는 무주택(47.7%) 보다 다주택자가(52.0%)가 많이 받아갔다. 1주택자 보유자가 34.0%였으며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사람도 18.0%에 달했다. 이는 주택구입용 실수요자가 아니라 투기용·과잉대출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50년 만기 주담대는 순수고정 금리가 없었으며 주로 혼합형 금리로 취급됐다. 만기가 50년인 초장기 상품으로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크지만 대출자 대부분은 고정금리가 아닌 변동금리를 선택한 것이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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