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테니스 스타 할레프, 도핑 적발 4년 자격정지 …“억울, CAS에 항소”

[동아닷컴]

2019년 윔블던 우승 당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두 차례 그랜드 슬램 여자 단식 챔피언에 오른 시모나 할레프(31·루마니아)가 도핑 위반으로 4년간 프로 테니스 선수 자격을 정지당했다.

국제테니스청렴기구(ITIA)는 12일(현지시각)는 비영리 단체 ‘스포츠 레졸루션즈’에 의뢰해 구성한 독립 재판부가 할레프의 두 가지 도핑 혐의를 모두 인정해 4년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할레프는 2022년 US 오픈 기간 동안 약물 검사에서 금지약물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올해 5월에는 선수생체여권(ABP) 분석에서 금지 약물 투여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ITIA는 “의도적으로 반도핑 규칙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할레프는 2022년 10월부터 잠정적으로 자격이 정지된 상태이며, 2026년 10월 6일에 4년간의 자격정지 기간이 만료된다. 그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할 예정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할레프는 의도적으로 금지약물을 복용한 적이 없다며 억울하다는 태도다. 그는 “2022년 북미 하드코트 시즌을 앞두고 영양 보충제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추가한 보충제가 록사두스타트에 오염된 사실을 나중에 확인했다. 공급회사에 법적 책임을 묻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거의 20년 동안 수백 개의 대회에 출전해 두 번의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따는 동안 200번의 혈액 및 소변 검사를 받았지만 모두 깨끗했다”고 토로했다.

2018년 프랑스 오픈 우승 당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는 2018년 프랑스오픈과 2019년 윔블던 여자단식에서 우승했으며, 2017년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었다.

ITIA는 “재판부가 오염된 보충제를 복용했다는 할레프의 주장을 받아들였지만, 선수가 섭취한 양으로는 양성 샘플에서 검출된 록사두스타트의 농도가 나올 수 없다고 판단했다”라고 전했다.

유럽연합 의약품 기관에 따르면 록사두스타트는 신체가 천연 호르몬인 에리스로포이에틴(EPO)을 더 많이 생산하도록 자극하며, 이는 오랫동안 사이클리스트와 장거리 달리기 선수들이 선호하는 도핑 제품으로 사용되어 왔다.

재판부는 전문가들의 ABP 분석에서도 “도핑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할레프는 2016년 호주오픈에서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인 마리아 샤라포바(메이저대회 5회 우승)이후 출전금지 징계를 받은 가장 유명한 테니스 선수다. 샤라포바는 2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자 CAS에 항소했고, CAS는 샤라포바에게 ‘중대한 과실’이 없으며 ‘고의적인 도핑으로 간주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려 징계 수위를 15개월로 낮췄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