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로 최소 5천 명 숨진 리비아…원흉은 '기후변화 · 정치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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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프리카 국가 리비아를 덮친 열대성 폭풍 '다니엘'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피해를 남긴 배경에는 기후변화와 정치 혼란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리비아 당국은 현지 시간 12일 기준으로 동북부 항구도시 데르나에서만 최소 5천300명이 숨지고 1만 명 이상의 실종자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중에서도 리비아의 피해가 유독 컸던 데는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이란 '인재'(人災)가 작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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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프리카 국가 리비아를 덮친 열대성 폭풍 '다니엘'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피해를 남긴 배경에는 기후변화와 정치 혼란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리비아 당국은 현지 시간 12일 기준으로 동북부 항구도시 데르나에서만 최소 5천300명이 숨지고 1만 명 이상의 실종자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지중해에서는 한해 두세 차례 씩 '메디케인'(medicane)으로 불리는 열대성 저기압이 발생하지만 이처럼 대규모 인명피해가 동반된 건 이례적입니다.
AFP 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참사를 초래한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열대성 저기압은 수온이 따뜻할수록 더 큰 위력을 갖는데,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해수면 온도가 과거보다 훨씬 높아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바다는 산업화 이후 인간 활동으로 과잉 배출된 열의 90%가량을 흡수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 정부의 기후변화 관련 회의에 참석한 과학자들은 지중해 동부와 대서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소보다 섭씨 2∼3도나 높아지면서 "강수량이 더욱 커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올해가 인류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습니다.
이런 요소가 맞물리면서 지난 4일 지중해에서 형성된 다니엘은 리비아와 불가리아, 그리스, 튀르키예 등 주변 각국에 광범위한 피해를 남겼습니다.
그중에서도 리비아의 피해가 유독 컸던 데는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이란 '인재'(人災)가 작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리비아는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동부를 장악한 리비아 국민군(LNA)과 서부의 통합정부가 대립하는 무정부 상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노후한 기반시설이 제대로 관리·보수되지 못했고, 재난 예측과 경보, 대피 체계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실제, 최대 피해 지역인 데르나에서는 시 외곽 댐 두 곳이 연달아 무너지면서 대홍수가 발생해 주민 수천 명이 흙탕물에 휘말린 채 바다로 떠내려가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현지에서는 문제의 댐들을 보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큰 홍수가 발생할 경우 댐 두 곳 중 하나가 터지면서 데르나 주민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이 한 학술지에 실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 오픈대학의 환경시스템공학자인 레슬리 메이본은 기후변화로 극단적 기상현상이 잦아지고 강해진다고 해도 이에 가장 취약한 이들은 사회·정치·경제적 요인에 의해 정해진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신승이 기자 seungy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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