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성이 살렸지만...클린스만 감독, 경질론은 여전

김진엽 기자 2023. 9. 13.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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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전 선임부터 따랐던 물음표
잡음 계속…벤투 감독·일본과 비교
10월 A매치 때 성과 반드시 내야
[서울=뉴시스] 축구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친선 경기를 앞둔 11일(현지시간) 영국 잉글랜드 뉴캐슬유나이티드 훈련장에서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2023.09.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을 이끄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 6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지만 경질론은 끊이질 않는다.

클린스만호는 13일 오전 1시30분(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A매치 평가전에서 조규성(미트윌란)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대한축구협회가 지난 1992년 전임 감독제 도입한 후, 첫 승까지 가장 오래 걸린 사령탑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클린스만 감독이다.

시작부터 삐걱…끊이지 않는 잡음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 시절에는 유럽을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골잡이였다. 하지만 은퇴 후에는 현역 때만큼의 명성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독일 대표팀 감독을 맡으면서 자국에서 열린 2006 독일 월드컵에서 3위를 기록한 것이 사실상 유일한 업적이다. 당시에도 독일 미거주 논란, 세부적인 전술 능력은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후 바이에른뮌헨(독일)을 거쳐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2013년 북중미 골드컵 우승, 2014년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 등을 달성했지만 역시 디테일이 떨어진다는 평가는 계속 따라다녔다.

2019년 헤르타 베를린(독일) 감독을 맡을 때가 최악이었다. 부임과 동시에 구단과 갈등을 겪었고 77일 만에 사퇴했다. 당시 SNS를 통해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해 세간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이에 선임 당시부터 '미국 거주', '책임감 부족', '디테일 결여' 등 큰 우려가 있었는데, 결국 현실이 됐다. 부임 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클린스만 감독은 잦은 외유성 행보와 재택근무 이슈 등으로 끊임없이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카디프=AP/뉴시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6일(현지시각) 영국 카디프의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웨일스와의 평가전을 하루 앞두고 기자회견하고 있다. 2023.09.07.

인터내셔널 OK…하지만 성적은?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을 향한 잡음이 계속되자, 언론을 통해 스스로를 '인터내셔널'이라고 정의했다. 시대가 바뀌어 계속해서 한국에 거주하는 것이 아닌, 세계 축구의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국제 무대에서의 활동을 잇는 거라는 것이 골자였다.

그의 주장처럼, 클린스만 감독은 축구계 인플루언서 혹은 앰버서더로서의 국제적 입지는 확고하다. 세계적인 공격수였던 만큼 많은 이들의 우상일 수 있다.

그러나 감독으로서는 다르다. 굵직한 발자취를 남기지도 못했고, 그가 현재 이끄는 팀은 자신이 주로 활동하는 서구권이 아닌 아시아다.

아시아의 행사에 참석했다면 그래도 합리화라도 가능했을 수 있으나, 클린스만 감독이 모습을 비추는 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 추첨식 등 유럽이 대부분이었다.

조금 더 양보해 명확한 방향 설정과 성적이라도 확실하게 보여줬다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겠지만 그마저도 그렇지 않았다. 자연스레 전임자인 파울루 벤투 아랍 에미리트 감독이나 '영원한 라이벌' 일본과 비교가 된다.

벤투 전 감독은 한국 부임과 동시에 계속 국내에만 상주하며 자신의 스타일을 입히기 위해 노력했다. 팬, 언론들로부터 '고집'이라는 평가가 따랐음에도 2022 FIFA 카타르월드컵에서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이라는 업적을 냈다.

월드컵 이전에도 결과는 안 따라도, 어떤 축구를 하고자 하는지 개성이 명확했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공격에서는 손흥민(토트넘), 수비에선 김민재(바이에른뮌헨)에게 모든 걸 맡기는, 세부 전술 부족만 드러내고 있다.

무색무취의 전략뿐 아니라 과정과 결과마저 좋지 않다. 라이벌 일본과 비교돼 그 아쉬움은 배가 됐다. 일본은 카타르 대회에서 호성적을 냈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과 동행을 이으면서 발전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벤투 전 감독과 입장 차이로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이후 일본은 독일을 대파하는 등 내용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한 한국은 1.5군이 나온 웨일스를 상대로 고전하는 등의 현실에 팬들의 분노는 점점 차오르는 중이다.
[서울=뉴시스]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수습 의지조차 없어 보여…10월 부담만 커져

이런 상황이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여전히 마이웨이다.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조규성이 선제결승골로 급한 불을 껐으나 진전되는 건 없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전이 끝난 이후, 유럽에 남아 현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살필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유럽파 점검에 시간을 보내다가 이달 말쯤 한국행 비행기에 오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무승 딱지를 떼고, 한국으로 돌아와 국내파를 점검하며 여론을 뒤집는 것보단 경기력과 상관 없이 대표팀의 주요 자원으로서 뽑아야 할 해외파들의 경기력을 관전하는 선택을 한 클린스만 감독이다. 첫 승에도 경질론이 계속되는 이유다.

한국 대표팀은 당장 10월에 또 A매치를 치른다. 13일 튀니지와 맞대결을 벌인 뒤 17일 베트남을 상대한다. 이달 말께 들어와, 10월 초에 명단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즉 이전과 똑같은 전철을 밟을 전망이다.

튀니지, 베트남을 상대로 연승은 당연해졌다. 완벽한 경기력까지 증명해 내지 못한다면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경질 여론은 10월 최고조에 이를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wlsduq1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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