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졸업생이 "나 폭행했던 선생 나와라"…흉기 들고 나타났다

2023학년도 3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지난 3월 23일 오전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음./사진=뉴스1

고등학교 재학 시절 교사가 자신을 폭행하고 훈계했다며 졸업한 학교에 흉기를 들고 찾아간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동경찰서는 건조물침입혐의를 받는 20대 A씨를 전날 오후 1시쯤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자신이 졸업한 서울 강동구 한 고등학교에 흉기를 소지한 채 찾아갔다가 이를 제지하려는 학교 관계자에게 난동을 부리고 도망간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날 오후 12시 50분쯤 자전거를 타고 해당 고등학교 후문 앞에 도착했다. 학교지킴이 B씨가 A씨를 발견하고 '어디에 가느냐'고 묻자 A씨는 대답하지 않고 교내로 진입하려 했다. 학교지킴이는 학생 보호와 학교안전을 위해 학교에 근무하는 자원봉사자다.

A씨가 교내로 들어가려 하자 B씨가 쫓아가 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고교 재학시절 자신을 훈계했던 교사 이름을 거론하며 욕설을 하고 난동을 부리다 달아났다.

B씨는 A씨가 달아난 직후 경찰에 '학교에 들어오려던 남성이 난동을 부리고 도망갔다'는 취지로 112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학교 주변을 수색해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검거 당시 A씨는 가방에 공구형태의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A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재학시절 교사가 자신을 폭행하고 훈계한 것에 앙심을 품고 찾아가려 했다고 진술했다. A씨가 언급한 교사는 근무지를 옮겨 현재 해당 학교에 근무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주변 CCTV(폐쇄회로TV)를 확보해 정확한 사건 경위와 범행 동기 등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과거 치료 전력 등을 감안해 가족들과 협의해 구속영장 신청 없이 병원에 입원시키는 절차를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seji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