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만에 강온 양면 전략…융합발전시범구 만들면서 한편에선 군사시설 확장
중국이 내년 초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대만에 대해 강온 양면 전략을 취하고 있다. 대만과 마주한 푸젠(福建)성에 ‘양안(중국과 대만) 융합발전 시범구’를 건설하기로 하면서 한편에서는 이 지역에 대만을 겨냥한 군사 시설을 확장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지난 12일 ‘푸젠에서 대만해협 양안 융합발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양안 융합발전 시범구 건설을 지지하는 것에 관한 의견’을 발표했다고 인민일보가 13일 보도했다. 당 중앙위와 국무원은 의견에서 “대만 문제를 해결하고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역사적 과제이자 모든 중화권 자녀들의 공통된 염원이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기 위한 불가피한 요구”라며 “양안 각 분야 융합발전을 심화하고 조국의 평화통일 과정을 추진하기 위해 의견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당의 총체적 전략을 견지하며 ‘양안 일가친척’ 이념을 실행하고, 푸젠 전역에 양안 융합발전 시범구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과 정부가 함께 발표한 이 의견에는 대만인들의 본토 사업과 유학, 취업을 지원하고 생활 편의를 개선하면서 푸젠과 대만의 경제적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대만인들의 본토 왕래를 원활히 하기 위해 교통·물류 인프라를 개선하고 지역 대학의 대만인 유학생 모집을 확대하며 취업을 지원하는 동시에 대만의 의사와 변호사 자격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대만인들이 임시 거주 등록을 하지 않고도 대만 신분증만으로 푸젠에서 생활하고 사회보장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며, 주택 구입도 적극 장려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푸젠을 대만과 연결된 하나의 생활권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중국은 또 사업 환경 최적화와 산업 협력 심화, 과학기술 협력 등을 통해 푸젠과 대만의 경제·무역 통합을 촉진하고, 푸젠과 인접한 진먼다오(金門島)·마쭈(馬祖) 열도와는 동등한 주민 대우와 통합 개발을 통해 하나의 도시 생활권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의견은 장기적인 대만 통일의 밑그림을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인들의 본토 왕래와 정착을 유도하며 자연스럽게 통합을 강화해 나가는 온건한 통일 전략의 일환이다. 중국 군사전문가이자 TV 해설가인 쑹중핑은 “당 중앙위와 국무원의 의견은 대만의 미래 발전 청사진과 같은 것으로 양안이 거의 모든 분야에서 통합적 발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며 “대만은 본토와의 통합을 통해서 더 많은 국제적인 기회와 넓은 발전 전망을 갖게 될 것”이라고 글로벌타임스에 말했다.
그러나 중국은 동시에 푸젠 해안을 따라 대만을 겨냥한 군사 시설을 확장하는 등 강경한 통일 전략도 함께 구사하고 있다. 대만 국방부는 지난 12일 국방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인민해방군이 대만과 마주보는 푸젠 해안 등을 따라 공군 기지를 확장하고 전투기 배치를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대만 수도 타이베이와 200여㎞ 떨어진 푸젠성 룽톈(龍田)과 후이안(惠安), 장저우(漳州) 등의 군 비행장을 확장했으며 이곳에 전투기와 무인기를 재배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만은 보고서에서 이같은 중국의 위협을 강조하면서 “침략 징후가 분명할 경우 정밀무기를 동원해 선제 공격을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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