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RM 덕분에...공주·옹주 '활옷' 날개(종합)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RM의 후원으로 복원된 조선시대 혼례복 '활옷'이 국내에 첫선을 보였다.
활옷은 조선 전기 국가기록물에 홍장삼으로 기록된 고유 복식 전통을 이은 긴 겉옷이다. 치마, 저고리 등 여러 받침옷 위에 착용하는 대표 조선왕실 여성 혼례복이다.
사치를 배격했던 조선시대에 유일하게 화려한 자수, 진한 붉은 대홍(大紅) 염색, 아름다운 금박 등 공들여 제작됐다. 왕실을 넘어 민간 혼례에서도 착용이 허락됐던 옷이기도 하다.
국립고긍박물관은 오는 15일부터 2층 기획전시실에서 공주, 옹주, 왕자 부인인 군부인 등 왕실 여성들 활옷 9점을 포함, 관련 유물 총 110여 점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에는 조선왕실 활옷 특징을 간직한 작품들이 출품됐다. 현존하는 활옷 가운데 유일하게 착용자가 알려진 '복온공주 활옷' 등 국내 활옷 3점과 미국 필드 박물관, 브루클린 박물관, 클리블랜드 미술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의 활옷을 비롯한 국외 소장 활옷 6점이다.
현재 조선시대 왕실 활옷은 전 세계적으로 50여점 밖에 남지 않은 희소한 문화재로 알려져 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현재 국내 박물관에 30여점, 국외 박물관에 20여점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그중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 소장 활옷은 지난해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RM의 후원으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최근 보존처리를 마쳤다.
RM은 지난해 9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국외 소재 문화재 보존·복원 및 활용을 위해 써달라며 2년 연속 1억 원을 기부했다.
재단은 RM의 기부금으로 LACMA에서 소장 중인 조선시대 활옷 보존 처리 작업을 진행했다. 보존 복원된 활옷은 20세기 초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RM은 13일 서울 중구 국립고궁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 특별전 '활옷 만개(滿開)-조선왕실 여성 혼례복' 언론공개회에서 공개된 서면인터뷰를 통해 "현대 미술뿐 아니라 전통 미술에도 관심이 많았다"며 "특히 LACMA 소장 활옷의 경우 세월의 흔적에도 불구하고 자수의 탈락이 거의 없고, 자수 실의 색상이 잘 남아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보존처리 후 다른 활옷과 비교·연구를 통해 전반적인 활옷 연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전 세계 많은 사람이 아름답고 우수한 대한민국 전통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이 활옷을 다시 미국으로 돌려보내기 전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자리다.
김충배 박물관 전시홍보과장은 이번 전시에 대해 "활옷을 활짝 열어 그 아름다움을 모두 소개하는 자리"라며 "궁중의 아름다운 옷들을 통해 그 옷을 지었던 사람들, 그것을 활용했던 사람들,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장인들을 드러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시를 기획하게 된 큰 단초는 LACMA에 있었던 활옷을 우리나라에서 보존 처리하게 되고 그 비용을 BTS RM가 기부하게 된 것"이라며 "이 활옷은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돌아가기 우리 국민들에게 소개하는 것이 굉장히 의미가 있겠다 싶어서 이번 전시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1부에서는 왕실 여성들의 의례복, 혼례복과 그에 관한 왕실 문화를 설명한다.
특히 왕비, 왕세자빈의 육례(六禮)와 비교해 간소하게 치렀던 공주, 옹주의 사례(四禮)와 이 중 활옷을 착용했던 동뢰를 각종 문헌과 혼례 물품 등을 통해 소개했다.
유일하게 현존하는 박물관 소장의 대형 왕실 '교배석'을 영상으로 선보여 왕실 혼례 핵심 공간을 확인할 수 있다.
국립고궁박물관과 국립중앙박물관, 클리블랜드 미술관 등에서 소장 중인 국내외 활옷 6점과 민간 혼례에서 착용됐던 사진자료도 전시된다.
2부에서는 활옷 제작과정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소장 활옷 보존처리 과정을 살펴본다.
조선 왕실 자수의 섬세함과 우수함을 증명해 주는 유물로 활옷에 활용됐던 순조 셋째 딸 '덕온공주 홍장삼 자수본'이 선보인다.
이외에도 여러 받침옷을 착용한 후 겉옷으로 완성되는 활옷 차림과정과 활옷 제작 장인의 작업과정을 담은 영상, 활옷 자수를 모티브로 한 미디어 아트 등을 상영한다.
활옷에 사용되는 실, 직물과 같은 기본재료로 활옷 작업 공간도 마련됐다. 전시는 12월13일까지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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