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없고 품질 낮은 감귤’ 유통…추석 대목 노린 얌체 행위 ‘고개’

비상품 감귤 판매 행위 잇단 적발
제주도, 드론 동원 강력단속키로
“제주감귤 이미지 가격·부정적 영향”

서귀포시가 지난 10~11일 서울가락도매시장 점검에서 적발한 품질 낮은 비상품 감귤. 서귀포시 제공

추석 연휴 대목을 노리고 제대로 익지 않거나 규격에 맞지 않는 비상품 감귤을 판매하는 행위가 고개를 들고 있다. 제주도는 감귤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주고 유통 질서를 흐리는 위반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올해산 노지감귤의 출하 시기를 앞두고 미숙 감귤이나 규격 외 감귤 등을 수확하고 유통하는 행위에 대한 특별단속을 예년보다 일찍 실시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제주시는 지난 11일부터, 서귀포시는 지난 6일부터 감귤 불법 유통행위에 대한 단속에 나섰다. 또 이날부터 드론을 동원해 감귤 주산지와 위반 경력이 있는 선과장 등을 중심으로 감시하고 있다. 드론을 통해 이상 행위가 감지되면 단속반을 현장으로 보내 품질검사 여부와 감귤의 당도, 착색 여부를 등을 확인한다.

당초 일정보다 일찍 단속에 나선 것은 이미 일부 선과장 등에서 추석 대목을 노리고 비상품 감귤 유통이 이뤄지는 것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서귀포시가 감귤출하연합회와 합동 점검반을 구성해 지난 10~11일 서울 가락도매시장을 점검한 결과 제주도 감귤생산 및 유통에 관한 조례를 위반한 7건·5805㎏을 적발했다. 4건·4752㎏은 출하신고를 이행하지 않았고, 3건·1053㎏은 품질검사를 받지 않은 채 유통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9일에도 서홍동의 한 선과장에서 제대로 익지 않은 미숙과 6600㎏을 유통시키기 위해 보관 중인 현장이 서귀포시와 자치경찰단에 의해 적발됐다. 감귤은 전량 폐기됐다.

제주자치경찰단이 지난 9일 서귀포시 한 선과장에서 제대로 익지 않은 비상품 감귤을 유통하기 위해 보관 중인 것을 적발했다. 제주자치경찰단 제공

제주에서 재배되는 노지감귤은 일반적으로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출하된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 9월 중순부터 수확해 유통되는 감귤이 있는데, 이를 극조생 감귤로 분류한다. 극조생 감귤은 제주에서 첫 출하되는 노지감귤인 만큼 올해산 감귤 이미지와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제주도는 덜 익어 맛없거나 규격에 맞지 않은 극조생 감귤의 출하를 막기 위해 10월5일까지 감귤 출하 농가, 유통인에 대해 품질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품질 기준은 당도 8브릭스 이상, 착색도 50% 이상이어야 한다.

제주도는 이같은 품질검사 미이행 행위는 물론 감귤 강제착색, 출하신고 미이행, 비상품 감귤 유통 등에 대해 최고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조례를 어겨 적발된 건수는 2022년 152건·4만8993㎏, 2021년 136건·5만9429㎏, 2020년 166건·17만4029㎏이다.

서울가락도매시장 기준 현재 하우스 감귤의 가격은 9월 평균 3㎏에 1만9620원으로, 전년대비 27% 올랐다. 감귤 품질이 양호한데다 사과 등 다른 과일의 작황이 나쁘기 때문이다.

문경삼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출하 초기 극조생 감귤의 품질은 올해 노지감귤 가격 형성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는 만큼 미숙과 등 규격 외 감귤을 유통하면 감귤산업 전체에 큰 피해를 준다”면서 “농가들이 고품질 감귤 유통으로 제 값을 받을 수 있도록 규격 외 감귤 유통행위를 강력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