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롱도르 후보' 김민재 돌아와도 후방 불안 여전...전술 문제 답습하는 클린스만

김대식 기자 2023. 9. 13.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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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계속해서 지적받고 있는 후방 안정감 문제는 김민재가 돌아온다고 해결될 사안이 아니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3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에 위치한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9월 A매치 친선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이후 6번째 경기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앞서 

클린스만 체제에서 처음으로 거둔 승리에도 불구하고, 내용적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이 나타났다. 사우디를 상대로 한국이 확실하게 주도권을 잡은 채 경기를 펼치지 못한 이유는 후방에서의 안정감이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지난 6월만 해도 김민재가 기초군사훈련으로 대표팀 일정을 참가하지 못하면서 후방 안정성 문제는 김민재만 돌아오면 해결될 수 있는 사안처럼 보였다. 정작 김민재가 복귀해도 달라진 건 없었다.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에 포함된 선수가 돌아와도 개선되지 않았다는 건 결국 시스템, 그리고 그 시스템을 설정하는 감독의 문제다.

파울루 벤투 감독과 다르게, 클린스만 감독은 미드필더를 3명을 배치하기보다는 미드필더 2명을 두면서 손흥민은 공격적으로 배치한다. 이때 중원에 나서는 선수는 황인범과 박용우다. 일반적으로 중앙 미드필더를 2명 세우면 두 선수를 전술적으로 위아래도 배치하지 않는다. 자칫하다가는 위쪽으로 배치된 중앙 미드필더가 상대 압박에 너무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박용우가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나 센터백 라인으로 내려가서 3백 빌드업을 형성할 경우에 황인범만 중원에 홀로 남게 된다. 중원을 거쳐서 빌드업을 진행하려면 롱패스가 아니고서야 패스가 황인범을 거쳐서 나가게 된다. 상대 입장에서는 황인범만 틀어막으면 한국의 중앙 빌드업을 어렵지 않게 저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 나온다. 

이번 경기 사우디가 그랬다. 4-3-3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선 사우디는 기본적으로 중원 숫자가 한국보다 많았다. 그렇기에 박용우와 황인범을 위아래로 배치시키는 것보다는 좌우 대칭적으로 배치하면서 상대의 압박을 조금이라도 분산시키는 포지셔닝이 필요했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박용우가 후방으로 내려가서 볼을 받아주고, 황인범 혼자서 중원에서 볼을 배급하는 시스템을 유지했다. 중원 숫자가 많은 사우디는 당연히 황인범을 철저하게 마크했다. 그 결과 한국은 후방 빌드업에 어려움을 겪었고, 어이없게 볼을 내주는 장면이 많았다.

전반 26분에 나온 실점 위기 장면이 대표적이다. 일차적으로는 볼을 어이없게 헌납한 박용우의 실수가 원인이지만 박용우가 볼을 빼앗기기 전부터 중원에서 숫자 싸움이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황인범한테도 이미 견제가 들어간 상황이라 박용우는 빠르게 볼처리를 하기가 어려웠고, 애매한 볼 간수로 상대에게 소유권을 내준 것이다.

후방 빌드업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박용우가 더욱 성장할 필요도 있겠지만 박용우가 실수할 수밖에 없도록 방치한 클린스만 감독의 시스템이 더욱 큰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 장면뿐만 아니라 한국의 후방 빌드업이 안정되지 못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 배치 변화라든지 포메이션 변경 등 전술적인 변화를 줬어야 했지만 별다른 변화를 보여주지 않았다. 선수들이 후방에서 안정감을 찾지 못하자 불필요한 체력소모는 당연히 많아졌고, 이는 후반전 체력 저하로 이어졌다.

우리만의 템포로 경기를 풀어가야 우리의 체력은 아끼고 상대의 체력을 허비시키는데 후방 시스템의 불안정으로 한국 선수들의 체력이 더 먼저 빠져버리는 결과를 자초했다. 체력 저하는 후반전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실제로도 그랬다.

후방이 흔들리는 사안은 클린스만 감독이 말하는 성장하는 과정 속에 나오는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비슷한 문제가 지속된다면 개선방안을 가져오는 게 감독의 몫이다. 부임 전부터 전술적인 역량에 대해서 비판을 받아온 클린스만 감독이 또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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