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뉴스] 푸틴이 동쪽으로 간 까닭은…전쟁물자 ‘급구’
[앵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모스크바에서 약 만 킬로미터 떨어진 극동 지역까지 갔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이 어려워져 무기와 군수물자를 받기 위해서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북한도 무기 확보가 절실한 러시아로부터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확보하려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북러 정상의 회담과 관련해 김혜송 해설위원과 함께 알아봅니다.
북한과 러시아 정상의 만남, 시기도, 장소도 모두 큰 관심사죠?
[기자]
네, 당초에는 어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회담이 열리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러시아 정부가 주최하는 '동방 경제 포럼' 본회의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외신을 통해 다시 알려진 장소와 시간은 이와는 달라졌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제 러시아 국경도시 하산에 도착했고 다시 이동을 계속했는데요.
외신들은 김 위원장이 오늘 아무르주에 있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북러 접경지역인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천 킬로미터 이상 북쪽인 곳입니다.
[앵커]
회담이 열리는 곳, 어떤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습니까?
[기자]
보스토치니 우주기지가 회담 장소로 전해졌는데요.
외신들로부터는 이 장소가 회담의 목적과 깊은 관계가 있어 보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2016년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최신 우주 발사 시설입니다.
북한으로서는 정찰 위성 발사 등에서 실패를 경험했던 만큼 크게 관심을 가질만한 곳이죠.
두 정상은 회담 이후 콤소몰스크나아무레라는 곳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곳은 각종 전투기와 항공기를 제작하는 공장이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방문에 북한군 수뇌부도 동행하고 있는데요.
이 장소들은 북한으로서는 가장 필요로 하는 기술의 핵심 시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두 방문지는 북러 정상 간 만남의 목적을 현실적이면서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북한과 러시아, 서로가 필요로 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요?
[기자]
두 정상은 4년 반 전에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하노이에서의 북미 정상회담에서 빈손으로 돌아왔던 김정은 위원장이 아쉬운 입장이었다면 지금은 푸틴 대통령이 무기 확보 등에서 절실해 보인다는 분석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키고 1년 반이 지났죠.
탄약 등 군수물자가 크게 부족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침공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로 다른 나라들이 물자 지원에 나서지 않고 있죠.
그런데 북한은 재래식 무기를 다량 보유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위성 발사 같은 첨단 기술, 그리고 식량, 에너지를 원하고 있습니다.
양측 간에 거래가 성사돼서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군수 물자를 이전받는 것은 특히 동유럽 국가들로서는 크게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마치에이 쇼파/군사 분석가/폴란드 : "러시아는 북한에 항공기나 선진 기술의 전차나 포 등 특정 첨단 무기에 대한 사용권을 준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러시아는 지금 절박한 상태이기 때문에 그런 원칙은 바뀔 수도 있습니다."]
[앵커]
북한과 러시아가 무기와 군사 기술을 주고받는다면 유엔 제재 결의를 어기는 것 아닙니까?
[기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전으로 국제 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고 북한은 앞서 핵 도발 등으로 유엔 제재 대상입니다.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데 북한에 물자나 기술을 제공해 유엔 결의를 위반한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죠.
미국 등 서방은 러시아와 북한에 대해 유엔 제재를 위반하지 말 것을 강력히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필요하다면 북한 측과 대북 유엔 제재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는 등 내 갈 길 가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매슈 밀러/미 국무부 대변인 : "북한에서 러시아로 무기를 이동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을 위반하는 것임을 두 나라 모두에게 상기시킬 것입니다. 우리는 러시아의 전쟁 노력에 자금을 지원하는 조직에 공격적으로 제재해왔고, 제재를 계속할 것이며, 상황에 따라 새로운 제재를 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페스코프/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 "우리는 북한에 대한 우리만의 관계가 있으며 이러한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북한은 우리 이웃입니다. 다른 나라들의 의견과 관계없이 북한과의 관계를 계속 발전시켜나갈 것입니다."]
[앵커]
우리로서는 북한으로 신무기나 기술이 이전된다면 큰 문제 아닙니까?
[기자]
일부에서는 러시아가 첨단 기술을 외국에 내준 사례는 찾기 어렵고 최신 군사 기술을 북한에 쉽게 넘겨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 안보에 큰 위협이 되겠죠.
이와 관련해 박진 외교부 장관은 그제 방송에 출연해서 양측이 무기 거래를 시도할 경우 한반도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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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송 기자 (pine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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