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15·15 프로 시리즈 공개··· '티타늄, C타입 통할까?'
[IT동아 남시현 기자] 현지시간으로 9월 12일, 애플이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서 새로운 아이폰 15 및 15 플러스, 아이폰 15 프로, 프로 맥스 모델을 공개했다. 신형 아이폰은 상단의 노치 디스플레이를 모두 다이내믹 아일랜드로 변경하였으며, 라이트닝 커넥터와 11년 만에 작별을 선언하고 USB-C형 단자를 채택했다.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기능도 업그레이드되었으며, iOS 운영체제도 17 버전이 새롭게 공개됐다. 새로운 아이폰 15 및 15 프로의 주요 변경점과 시사점을 짚어본다.
다이내믹 아일랜드, A16 바이오닉 탑재한 아이폰 15
아이폰 15 및 15 플러스는 전작의 아이폰 14 프로와 비슷한 구성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가볍게 비교하자면 아이폰 14 프로에서 카메라 하나만 제외한 구성 수준이다. 아이폰 15는 6.1인치, 15 플러스는 6.7인치로 출시되며, 색상은 핑크, 옐로, 그린, 블루, 블랙 다섯 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인터페이스는 라이트닝에서 USB-C 2.0 단자로 변경되며, 무게는 각각 171g, 201g으로 전작과 거의 같다.
아이폰 15의 외관은 항공우주 등급의 알루미늄 외장재로 테두리를 마감했으며, 스마트폰 최초로 컬러 인퓨즈 유리를 탑재했다. 쉽게 말해 유리 자체에 색상을 주입해 색상이 더 눈에 잘 들어온다는 말이다. 여기에 나노 크리스탈 입자로 표면을 연마해 반투명 느낌의 질감을 갖췄다. 전면 유리는 세라믹 실드 커버를 사용하고, IP68 등급의 방진방습을 지원해 수심 최대 6미터에서 30분을 버티고, 외부 먼지의 유입을 방지한다.
디스플레이는 전작인 최대 1200니트보다 크게 상향된 최대 1600니트 밝기의 슈퍼 레티나 XDR 디스플레이를 탑재한다. 다만 활용 상황에 따라 화면 주사율을 변경하는 프로모션과 상시표시형 디스플레이 기능은 제외된다. 프로모션 기능이 제외되면서 프로 모델과 비교해 스크롤이나 게임 등에서 상대적으로 덜 부드럽다고 느낄 수 있다.
대신 노치 디자인이 다이내믹 아일랜드로 변경돼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다. 노치 디자인은 아이폰 X부터 도입돼 조금씩 작아졌으나, 화면 상단을 가려 불편함이 있었다. 다이내믹 아일랜드는 센서 및 카메라 자체를 분리하고, UI 기능을 탑재해 활용도를 높인다.
특히나 아이폰 14 프로에 탑재됐던 A16 바이오닉이 아이폰 15에도 탑재됐다. 코어 숫자도 6코어 CPU 및 5코어 GPU, 16코어 뉴럴 엔진으로 동일하기 때문에 게임이나 작업 성능은 두 기종이 동일하다. 카메라도 1200만 화소 메인이 4800만 화소로 업그레이드됐고, 고화소 디지털 줌 방식으로 2배율 망원 줌을 제공한다. 또한 아이폰 14 프로에는 없는 색감 및 저조도 능력이 향상된 차세대 인물 모드가 아이폰 15에는 적용됐다. 반대로 야간 모드 인물 사진과 접사, 애플 ProRAW 촬영, 4K ProRED 영상 촬영은 지원하지 않는다.
3nm A17 프로, 티타늄 앞세운 아이폰 15 프로
아이폰 15 프로 및 프로 맥스는 변화를 추구하기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구성에 가깝다. 아이폰 15 프로 시리즈는 각각 6.1인치, 6.7인치로 출시되며 내추럴 티타늄과 블루 티타늄, 화이트 티타늄, 블랙 티타늄 네 가지 색상을 제공한다. 이름 그대로 테두리를 티타늄으로 마감했다. 덕분에 아이폰 15 프로는 14 프로의 206g보다 가벼운 187g이며, 프로 맥스 모델은 240g에서 221g으로 가벼워졌다. 또한 음소거 스위치를 맞춤형 동작 버튼으로 변경해 사용자가 바로가기를 할당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영역도 베젤을 조금 더 줄여 표시 영역을 넓혔다. 외관 전체의 디자인보다는 재질과 세부 사항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가장 큰 변화는 내부에 있다. A17 프로 칩은 상용 반도체 최초로 3나노미터(nm)로 구현돼 성능은 A16 바이오닉 대비 10%까지 빨라지고, 그래픽 코어의 성능은 20% 향상됐다. 성능 향상을 통해 소프트웨어 기반 실시간 광선 추적은 4배 빠른 하드웨어 가속 실시간 광선 추적도 지원해 게이밍 성능이 큰 폭으로 상향됐다. 또한 AV1 디코더를 탑재해 스트리밍 서비스나 고품질 영상 재생 시의 성능도 나아졌고, USB-C형 단자를 활용해 전송 속도와 4K 60프레임 HDR 영상 출력도 가능해졌다.
스펙상 배터리 성능은 전작과 동일하게 동영상 재생 최대 23시간, 스트리밍 재생 시 최대 20시간인데 실제로는 조금 더 오래 쓸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모바일 게임인 원신을 60프레임 최고 성능으로 플레이할 때 아이폰 14 프로가 A16 바이오닉의 자원을 100% 쓴다고 가정하자. 이때 A17 프로는 약 80~90%의 자원으로 동일한 성능을 낼 수 있고, 그만큼 전력 소비를 아낄 수 있어서 실사용 시간이 길어진다. 체감할 정도의 차이는 없겠지만 말이다.
카메라도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4800만 화소 메인 카메라와 1200만 화소 초광각 및 망원 렌즈는 그대로 유지되고, 렌즈 구성과 광학 이미지 보정도 동일하게 들어간다. 대신 아이폰 15 프로 맥스는 35mm 환산 120mm에 해당하는 새로운 5배율 카메라가 탑재된다. 사진을 위한 스마트 HDR 버전은 4에서 5로 업그레이드 됐지만,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적 변화고, 동영상에서 후보정을 고려한 Log 촬영과 색공간 표준화를 위한 ACES 등을 지원한다. 프로 맥스를 제외하면 카메라 기능은 동일한 수준이다.
내실 위주의 변화에 소비자 반응 엇갈릴 듯
애플은 이번 발표의 초대장에 ‘원더러스트(Wonderlust)’라는 문구를 기재했다. 원더러스트는 ‘방황에 대한 욕망’이라는 뜻이며, 원문인 독일어로는 배회하는 것에 대한 즐거움 정도의 뜻이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아이폰 15와 15 프로는 배회나 방황이라는 단어가 주는 도전 정신보다는 안전한 방향에 집중했다는 느낌을 준다. 폼팩터에서 주목할만한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폰 15의 경우 A16 바이오닉과 카메라 기능, 디스플레이 성능 강화 등이 이뤄졌지만 USB-C형 단자를 2.0으로 고정해 급나누기를 했다. 아이폰 15 프로는 3나노 반도체로 스마트폰 성능에 한 획을 그었으나, 카메라나 GPU 기능의 향상점은 극소수의 전문가나 게이머 정도만 차이를 느낄 것이다. 티타늄으로 무게를 줄인 점은 인상적이지만 극적으로 구미를 당길 만큼의 변화가 아니다.
가격은 아이폰 15가 125만 원대부터 시작하고, 아이폰 15 플러스가 135만 원대다. 아이폰 15 프로 및 프로 맥스는 각각 155만 원대, 190만 원대부터 시작한다. 여기서 가격 정책은 좀 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현재 아이폰 15 플러스는 899달러로 출시해 135만 원대인데, 맥북에어 M1 시리즈는 999달러에 국내 판매가는 139만 원대다.
출시일 기준 환율을 적용하고, 또 해외 가격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렴하게 책정된 편이지만 소비자가 혼란스럽지 않도록 설명할 필요는 있다. 새로운 아이폰 15 시리즈가 USB-C 교체의 흐름을 탈지, 아니면 기존 사용자의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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