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무기거래, 북핵 막으려한 유엔의 15년 노력 좌절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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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으로 양국 간 무기 거래가 이뤄지면 북한의 핵무기 확보를 막으려 한 유엔의 15년에 걸친 노력이 수포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유엔 소식 전문지인 '유엔 디스패치'의 마크 레온 골드버그는 지난 11일 북한과 러시아 사이에 무기 거래가 이뤄진다면 북한의 핵 개발 야망을 막으려 했던 지난 15년간의 외교적 노력이 뒤집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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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으로 양국 간 무기 거래가 이뤄지면 북한의 핵무기 확보를 막으려 한 유엔의 15년에 걸친 노력이 수포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회담은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회담을 통해 북한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쓸 다량·다종의 탄약과 러시아 방위산업에 사용될 원자재 등을 제공하고, 러시아는 첨단 무기 기술을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유엔 소식 전문지인 '유엔 디스패치'의 마크 레온 골드버그는 지난 11일 북한과 러시아 사이에 무기 거래가 이뤄진다면 북한의 핵 개발 야망을 막으려 했던 지난 15년간의 외교적 노력이 뒤집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한반도가 갑자기 훨씬 더 위험한 장소가 되며, 미국은 본토를 겨냥한 핵무기를 보유한 두 적대국의 공공연한 동맹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핵무기에 대해 점차 더 무신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골드버그는 해석했다.
서방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궁지에 몰린다고 생각되면 전술 핵무기를 쓸 수 있다고 예상한다.
실제로 러시아는 지난 6월부터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의 나토 회원국들과 국경을 맞댄 동맹국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 시작했다.
북한은 21세기에 유일하게 핵실험을 한 국가로, 2006년 이후 6차례나 핵실험을 실시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할 때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제재로 대응해왔고, 러시아도 제재에 찬성했다.
하지만 이제 러시아는 유엔의 대북 제재를 깰 공산이 크다.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재래식 무기를 사들이는 거래를 체결하는 것 자체가 북한과의 무기 수출입을 금지하는 유엔 대북 제재를 스스로 위반하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러시아)이 제재 결의를 위반한다는 것은 앞으로 북한이 7차 핵실험에 나서는 등 추가 도발을 해도 앞으로 안보리 차원의 제재는 없다는 뜻이라고 골드버그는 내다봤다.
게다가 최근 러시아가 북한과의 정상회담에서 유엔 제재 문제를 논의할 의향을 밝히면서 기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체제 자체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 12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북러 정상회담과 관련해 "안보리에서의 사안에 대한 프로세스도 논의 주제가 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북한 친구들과 이 주제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는 최근 쿠데타 군부가 정권을 잡고 있는 서아프리카 말리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 갱신안을 거부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유엔 안보리에서 13개국이 말리에 대한 제재와 독립적인 감시를 1년 연장하는 내용의 결의안 초안에 찬성했지만 러시아가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말리에는 친러시아 군사정권이 들어서 있으며 러시아의 용병집단 바그너그룹이 활개치는 곳이기도 하다.
안보리가 제재 갱신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말리 군사정권에 대한 제재는 이튿날 종료됐다.
골드버그는 북러 정상 간 무기 거래 합의가 이뤄진다면 북한의 핵 개발 야망에 맞섰던 과거의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새로운 외교 질서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간 제재가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영향력은 강했다"며 "유엔 안보리가 통합되지 않는다면 김 위원장의 행동에 대한 제어 수단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북한과 러시아가 제재를 위반해 무기를 거래하면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국제 공조 노력도 중단되고 이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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