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회담 예사롭지 않다…"北 30년 대미정책 근본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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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러시아의 이번 정상회담은 30년간 이어져온 북한의 대미 정책 변화의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들은 "러시아를 향한 김정은의 행보는 전술적이지도, 절박하지도 않은 것"이라며 "오히려 30년간 미국과의 관계정상화 노력을 포기한 북한의 근본적 정책 변화의 결과"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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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러시아의 이번 정상회담은 30년간 이어져온 북한의 대미 정책 변화의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미들베리국제연구소의 로버트 L. 칼린 연구원과 지그프리드 헤커 교수는 12일(현지시간)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에 '북러 정상회담, 북한의 새 시대 개막'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이들은 "러시아를 향한 김정은의 행보는 전술적이지도, 절박하지도 않은 것"이라며 "오히려 30년간 미국과의 관계정상화 노력을 포기한 북한의 근본적 정책 변화의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이어 "북한이 1990년부터 2019년까지 얼마나 끈질기게 관계 정상화를 추구했는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현재 정책 변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또 그 것이 어떤 불길한 징조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북한의 30년간 대미 정책을 개괄했다.
이들에 따르면 김일성은 냉전이 종식되자 붕괴하는 소련과 고압적인 중국의 그늘 아래서 벗어나려는 정책을 수립했다.
그의 아들 김정일은 이를 따라서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와 핵개발이라는 이중 전략을 채택했다.
그의 손자 김정은은 2019년 미국과 관계 개선에 대한 대가로 핵문제 해결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몇 가지 진지한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은 실패하고 만다.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장을 떠나면서 자신의 제안이 미국에 의해 거부되자 화가 났고 당황했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도 북한은 미국과 관계 개선을 위한 문이 열려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김정은은 바이든이 정말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준비가 돼 있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 2021년 여름 근본적인 정책 변화의 징후가 나타났다.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지원이 대폭 증가하기 시작했다.
쿠릴 열도에 대한 러시아의 주장에 지지를 표명하고, 대만 문제를 '한반도의 미묘한 상황을 촉발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이라며 중국 편을 들었다.
이는 2022년 1월 북한 정치국 회의를 통해서도 천명된다.
당시 "우리가 스스로 주도적으로 취했던 신뢰 구축 조치를 전반적으로 재고하고, 일시적으로 중단된 모든 활동을 재개하는 문제를 즉시 검토하라"는 명령이 '관련 부문'에 하달됐다.
그리고 두달 뒤인 지난해 3월 북한은 미국에 도달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2018년 미사일 발사 유예 약속을 깼다.
동시에 풍계리 핵실험장도 재가동했다.
칼린 연구원과 헤커 교수는 "이후 북한은 이웃 강대국들(러시아·중국)에 대한 완충 장치로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추구했던 기존 정책이 완전히 실패했다는 판단을 내렸다"면서 "장기적인 지정학적 흐름에 따라 러시아, 중국과의 관계 재조정이 가장 현실적이고 아마도 안전한 길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자국 영공과 비행장, 항구를 러시아 전투기와 해군에 개방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북한의 군사적 지원 강화, 러시아의 북한 핵·미사일 지원 강화 수순으로 양국 협력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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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권민철 기자 twinpin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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