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이산가족 주제가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원곡가수 곽순옥 별세
이산가족들의 마음 속 외침을 대변했던 1960년대 히트곡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의 원로가수 곽순옥(91)씨가 12일 별세했다. 13일 유족 측에 따르면 고인의 빈소는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4일 오후 3시다.
1932년 만주 지린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6·25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 남한으로 넘어왔고, 1951년 미8군 소속 클럽 무대를 통해 가수로 데뷔했다. 육감적인 몸매와 세련된 패션, 힘차면서도 섬세한 고음 처리로 주목받은 고인은 이후 1958년 서울시민회관 무대를 통해 일반 대중들 앞에서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특히 고인의 대표곡인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는 1964년 발표 당시 전쟁으로 인해 생이별을 겪은 이산 가족들의 애타는 심경을 절절하게 그린 가사와 곡조로 크게 사랑 받았다. 1965년 라디오 연속극 ‘남과 북’의 동명 영화 주제가로도 흥행했고, 후대에도 계속 분단 상황을 대표하는 노래로 꼽혔다. 가수 패티김, 문주란, 장사익 등 여러 가수의 목소리로 재녹음 됐으며, 특히 패티김이 부른 버전은 1983년 KBS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주제가로 쓰여 많은 시청자들이 눈시울을 적시게 만들었다.
고인은 이밖에도 1964년 ‘푸른 별들의 합창’ ‘불의 키쓰’ 등 당대 최고 작곡가 중 하나로 꼽혔던 박춘석의 곡들을 담은 ‘힛트송’ 독집을 발매해 주목받았다. 당시 여가수가 여러 모음곡집이 아닌 독집을 낸 건 이례적인 일이었으며, 당시 고인의 큰 인기를 보여준 사례였다. 하지만 고인은 돌연 1965년 홍콩으로 향했고, 이후 1968년 싱가포르, 1970년에는 미국으로 이주했다. 미국 거주 당시에도 1983년 KBS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초대가수로 잠깐 등장해 무대를 선보이긴 했지만 대부분의 방송활동과 음악활동은 멈췄다. 그러다 2021년, 지난 4월 세상을 떠난 고(故) 현미와 ‘노란 샤쓰의 사나이’로 이름을 알린 한명숙 등 미8군 무대에서 함께 활약했던 동료들과 한 예능 방송에서 만나 ‘최근 한국에서 손자와 함께 지내며 뇌 수술을 받았다’는 근황을 밝혔다. 당시 이 방송을 통해 가수 현미는 “언니(곽순옥)는 날씬한 데다 머리를 항상 말아 올린 멋쟁이였다. 스탠더드 팝송을 많이 불렀다”며 고인의 전성기 모습을 추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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