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장관 사의 표명에 해병대 수사단장 측 "외압 실체 가리기 위해 서둘러 진행"

2023. 9. 13.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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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관리관·검찰단장에 이어 이종섭 장관에 대한 공수처 고발도 계획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것을 두고 채 상병 사망사건을 수사했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법률대리인은 수사 외압의 실체를 가리기 위한 목적 아니냐는 의심을 제기했다.

13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박 전 단장의 법률대리인 김정민 변호사는 이 장관이 왜 사의를 표명했다고 보냐는 질문에 "추측해 보면 외압의 실체를 가리기 위해서 서둘러서 진행된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야당에서 이른바 '꼬리 자르기'라고 평가한 데 대해 김 변호사는 "지금까지 당신(이 장관)이 무엇을 지시했는지 그것조차도 인정을 안 하고 있었다가 최근에 (박 전 단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무엇을 지시했는지가 나오니까 관리관이 한 이야기라고, 본인은 그런 말 한 적없다고 변명을 했다"며 "경질인지 사의인지 모르겠으나 그 저의가 순수하지 않다고 봐야 되겠죠"라고 말했다.

수사 외압 사건과 관련된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김동혁 검찰단장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김 변호사는 "이 사태에 대해서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면 동반사퇴 해야 될 것 같은데 무관하다고 이야기하니 두고 봐야"한다며 "곧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사를 개시할 텐데 그 이후도 그분들이 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내다봤다.

이 장관과 함께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 국방비서관도 동시에 교체된다는 관측이 나오는 데 대해 김 변호사는 "소위 대통령 격노를 전달한 라인이고, (채 상병 사망 사건 조사 결과) 이첩 강행 이후에 뭔가 개입한 정황이 보이는 라인"이라며 "(이 사안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진단했다.

박 전 단장 측이 지난달 검찰단장과 법무관리관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명시해 공수처에 고발한 사안과 관련, 김 변호사는 추후 이종섭 국방부 장관도 고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법무관리관 같은 경우는 독자적 권한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공범관계를 구성할 수밖에 없다"며 "그래서 자연스럽게 피고발인이 국방장관까지는 확대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공수처에 가서 1차 조사를 받을 때도 법무관리관이 독자적 권한이 없다 보니 권한자인 국방장관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며 "우리가 처음에는 국방장관 고발에 대해서 조금 거부감이 있었는데 주저했는데 지금 단계에서는 그럴 필요도 없지 않나, 필요하다면 국방장관에 대한 추가 고발하겠다 이렇게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신임 국방부 장관으로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거론되고 있는 데 대해 김 변호사는 "(신 의원이) 초기에 좌파의 준동이다 모략이다, 이런 식의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과연 합리적으로 순리에 맞게 처리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며 "여전히 이것을 정치적 음모, 모략으로 보고 있다면 국민정서와는 너무 동떨어져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6일 정종범 해병대 부사령관이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지시를 받고 해병대 수사단 주요 보직자들을 대상으로 정신교육을 했다는 <노컷뉴스>의 보도와 관련, 김 변호사는 "현 상황에 대한 해병대 수뇌부의 입장을 전한 것 같은데 (부사령관) 본인이 자신의 신변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더라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며 "지금 부사령관이나 사령관이 형사처벌이나 이런 것 때문에 걱정스러운 상황인데 누가 누구를 입단속하고 걱정하겠나"라고 말했다.

한편 이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사의를 표명한 것인지, 아니면 경질된 것인지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질문에 "사의를 표명한 것은 맞다"며 "그 이상의 평가는 제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 4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가운데, 대령)이 보직해임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청구한 집행정치 신청 심문에 참석하기 위해 수원지방법원에 도착했다. 군 사망사건 유가족들과 박 전 단장의 해병대 동기회 등이 법원 앞에서 박 전 단장을 응원했다. ⓒ연합뉴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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