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재고 감소 조짐에 유가 또 꿈틀… ‘100달러 전망’ 불붙어

이관범 기자 2023. 9. 13.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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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연장 결정으로 글로벌 원유 재고가 감소할 것이란 미 당국 보고서가 나오면서 12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EIA는 이날 단기 전망 보고서에서 지난 5일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연장 발표를 반영해 글로벌 원유 재고 감소량이 올해 3분기 하루 60만 배럴, 4분기 하루 20만 배럴에 각각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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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너지청·OPEC “공급 부족”
브렌트유 92.06달러… 1.6%↑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 기록
“연말까지 상승”… 美증시 하락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연장 결정으로 글로벌 원유 재고가 감소할 것이란 미 당국 보고서가 나오면서 12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연내 배럴당 100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불을 붙이면서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하는 등 세계 경제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고공 행진을 계속하면 세계 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리고 물가 불안을 부추기는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시장은 우려하고 있다.

국내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도 추석(29일) 직후에는 약 14개월 만에 다시 ℓ당 1800원대로 오를 수 있어 세수 부족으로 유류세 인하 조치 종료를 검토해온 기획재정부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2.06달러로 전장 대비 1.42달러(1.6%) 상승하며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16일(92.86달러)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뉴욕상업거래소의 10월 인도분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8.84달러로 전날보다 1.55달러(1.8%) 상승했다. 이 역시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원유 공급 둔화로 원유 재고 하락이 예상된다는 미 에너지정보청(EIA) 보고서가 나오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확산한 영향을 받았다. EIA는 이날 단기 전망 보고서에서 지난 5일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연장 발표를 반영해 글로벌 원유 재고 감소량이 올해 3분기 하루 60만 배럴, 4분기 하루 20만 배럴에 각각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4분기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는 기존 배럴당 86달러에서 93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이날 낸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전망치를 종전대로 유지하면서 시장의 공급 부족 우려를 키웠다. OPEC은 이날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240만 배럴, 내년 220만 배럴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사이에서는 배럴당 107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파생상품 중개업체 오안다(OANDA)의 에드워드 모야 애널리스트는 “유럽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개선되기 시작하면 국제 원유시장은 공급이 더 타이트해질 수 있다”며 “이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으로 오를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급등 소식에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5.56포인트(0.57%) 하락한 4461.90을,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44.28포인트(1.04%) 내린 13773.61에 마감했다. 가뜩이나 수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 경제도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실장은 “적어도 연말까지는 국제유가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원유의 원가 비중이 높아 수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경상수지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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