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D 거래 이달 재개했지만… 잔고는 0.5% 증가 그쳤다

코스닥은 오히려 1.7% 줄어
중지뒤 반토막… 반등 못해
빚투 증가 연중 최고치 근접

주가 조작 사건에 연루됐던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가 이달 들어 재개됐지만, 잔고가 0.5% 증가하는 데 그치는 등 시장에서 예전만 못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증거금이 포함된 CFD 잔고는 1조2793억 원으로 집계됐다. 거래 재개 직전인 지난 8월 31일(1조2725억 원) 대비 0.5% 증가했다.

코스피는 5262억 원에서 5316억 원으로 1.0% 소폭 늘었고, 코스닥의 경우 5796억 원에서 5700억 원으로 1.7%가량 줄었다. 앞서 지난 4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로 CFD의 거래가 중지되기 전인 3월 말에 2조8000억 원대 잔고를 기록했던 것에서 반 토막이 난 후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증거금을 차감한 기준으로는 재개 직전 6510억 원에서 11일 6433억 원으로 1.2% 줄어들었다.

CFD란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가격 변동분의 차액만 결제하는 장외 파생상품으로, 증거금을 기반으로 차입(레버리지) 투자를 할 수 있다. 주가가 상승하면 큰 수익을 얻지만, 하락하면 원금과 추가 손실을 볼 수 있다.

금융당국은 9월부터 서비스를 재개토록 하면서 증거금률 최소 40% 규제 상시화, 신용공여 한도액에 CFD 취급액 포함, 고위험 투자상품 월말평균 잔고가 3억 원 이상인 투자자만 거래 가능 등의 규제 장벽을 높였다. 이 때문에 기존에 CFD를 운영하던 13개 증권사 중 교보증권, 메리츠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4개 증권사만 지난 1일부터 서비스를 다시 시작했다.

교보증권 다음으로 거래 규모가 컸던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이 아직 재개 일정을 확정하지 않는 등 나머지 증권사들은 재개 여부와 시점을 놓고 고심 중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당초 판단보다 리스크가 있다는 우려가 나와 신규 규제와 실익 사이에서 실무 부서가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시장 상황을 좀 더 보고 시행 시점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CFD 재개 후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는 20조4445억 원으로 연중 최고치 20조5572억 원에 다시 근접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