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경직성 해소는 시대적 과제[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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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은 부족하고 인적자본이 경제성장의 밑거름이던 시대, 우리 근로자들은 많은 시간 일을 했고, 이로 인해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장시간 근로국가'로 인식돼 왔다.
오랫동안 우리나라 임금근로자 실근로시간이 OECD 평균에 비해 크게 높다는 수치가 한국이 장시간 근로국가라는 근거로 인용돼 왔지만, 이제는 그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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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은 부족하고 인적자본이 경제성장의 밑거름이던 시대, 우리 근로자들은 많은 시간 일을 했고, 이로 인해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장시간 근로국가’로 인식돼 왔다. 이는 우리 경제의 급속한 성장과 맞물려 근로시간 단축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키웠고, 규제 위주의 근로시간 정책과 강한 사회적 압박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우리나라 근로시간은 빠르게 짧아졌지만, 여전히 우리가 과도한 장시간 근로국가라는 인식은 바뀌지 않고 있다. 이제는 이러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우리 근로시간의 현주소와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객관적으로 되짚어봐야 할 시점이다.
경총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실근로시간은 지난 20여 년 간 크게 줄어 이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에 비해 그리 길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임금근로자 연간 실근로시간은 2001년에 비해 500여 시간 줄었고, OECD 35개 회원국 중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로 인해 OECD 평균과 우리 실근로시간 격차는 연간 691시간에서 185시간으로 좁아졌다. 오랫동안 우리나라 임금근로자 실근로시간이 OECD 평균에 비해 크게 높다는 수치가 한국이 장시간 근로국가라는 근거로 인용돼 왔지만, 이제는 그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통계 작성 방식과 노동시장 환경, 산업구조의 국가 간 차이를 고려하면 이는 의미 있는 차이로 보기 어렵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특히, ‘풀타임(full-time·전일제) 임금근로자’(파트타임 근로자는 장시간 근로정책에 있어 고려 대상이라고 보기 어렵다)만의 근로시간을 보면, 이 사실은 더욱 명확해진다. 2022년 풀타임 임금근로자의 주당 평균 실근로시간은 42시간으로 OECD 평균과 약 1시간 차이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2001년에는 그 격차가 10시간이었다.
사실 우리나라에는 글로벌스탠더드와 동떨어져 장시간 근로를 유발하고 노동시장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고질적 과제들이 있다. 경직적 노동시장은 신규 채용에 대한 부담을 키워서 기업들이 채용보다는 기존 근로자의 초과근로를 선호하게 함으로써 근로시간 단축과 노동시장의 활력을 저해한다. 또한, 직무 가치와 성과에 따라 임금의 크기가 달라지는 게 아니라, 연공에 기반한 직급과 근로시간이 몇 시간인지에 따른 임금 결정이 보편화한 구조도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동기 부여를 어렵게 만든다.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우리나라 노동생산성도 경제성장을 제약하고 기업이 근로시간을 줄이지 못하는 주요인으로 작용해 왔음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우리 경제성장률은 계속 하락하고, 심지어 곧 1%대 성장률이 일상화해 저성장의 늪에 빠질 것이란 비관적 전망까지 나온다. 또한, 경제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 노동생산성 향상 같은 총요소생산성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점도 모두가 알고 있다. 따라서 국가 차원의 생산성 혁신을 통해 성장률을 제고하고, 근로시간 단축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고질적 과제들의 해소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완화하고,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 체계로 개편하는 동시에 근로시간 유연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하는, 시대가 요구하는 노동개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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