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환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예상했던 것보다 발전 속도 빨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정말 중요” [심층기획-AI 앞에 선 민주주의]

조병욱 2023. 9. 1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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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국내 첫 로봇기자 '야알봇'(야구를 잘 알고 있는 로봇)을 만든 이준환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인공지능(AI)을 21세기 인류가 찾아낸 '불'이라고 정의했다.

"우리는 전국 사회과학 분야에선 최초로 코딩 교육을 전공 필수 과목으로 정했다. 단순히 코딩을 배워 프로그래밍을 하고, 데이터를 분석하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수학을 배우는 이유는 세상이 수학의 원리에 의해 작동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이제 컴퓨터과학 원리에 따라 작동된다. 그런 기본적 개념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AI가 작동하는 방식, AI를 통한 정보의 전달이 만들어내는 장단점, 우려할 점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지금이 AI 교육이 필요한 적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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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인공지능과 민주주의 공생의 길을 묻다 <끝>
2015년 국내 첫 로봇기자 ‘야알봇’(야구를 잘 알고 있는 로봇)을 만든 이준환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인공지능(AI)을 21세기 인류가 찾아낸 ‘불’이라고 정의했다. 잘 사용하면 민주주의와 인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잘못 활용하면 인류에 큰 해를 끼치는 도구라는 것이다. 교수를 지난달 29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연구실에서 만났다.
이준환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지난 8월 29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연구실에서 세계일보와 만나 인공지능(AI)과 저널리즘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AI 발전 속도를 어떻게 평가하나.

“예상했던 것보다 발전 속도가 훨씬 빠르다. 사람을 대체할 것인가를 묻는다면, 사람의 통찰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대체는 어렵다고 했는데, 통찰력의 개념을 다르게 보면 대체되는 게 있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결국 사람은 서로 다른 영역의 연결고리를 찾고, 인과관계를 분석하는 것이 통찰력인데, 그 분야만 사람의 몫으로 남을 것 같다.”

―AI발 가짜뉴스는 무엇이 문제인가.

“가짜뉴스는 결국 사람의 집단지성에 의해 파해(破解)된다. 문제는 가짜뉴스가 당연해지는 현상이다. 챗GPT가 처음 나왔을 때 너무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해 놀랐다. 과거에는 가짜뉴스는 소수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생성, 배포됐지만 이제 대기업의 AI 서비스에서 가짜뉴스가 나온다.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생길 수 있어 위험하다. 대안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정말 중요해졌다.”

―저널리즘이 가짜뉴스에 해법이 될까.

“저널리즘은 항상 게이트 키핑과 진실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지금은 너무 많은 정보가 남발되고 있다. 언론이 브랜드를 갖고, 계속해서 메시지를 던지는 게 중요하다. 안타까운 건 저널리즘의 신뢰가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이것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어떤 방향을 제시하느냐는 언론 스스로가 찾아야 할 숙제다.”
―AI 시대에 적합한 교육의 방식은.

“우리는 전국 사회과학 분야에선 최초로 코딩 교육을 전공 필수 과목으로 정했다. 단순히 코딩을 배워 프로그래밍을 하고, 데이터를 분석하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수학을 배우는 이유는 세상이 수학의 원리에 의해 작동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이제 컴퓨터과학 원리에 따라 작동된다. 그런 기본적 개념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AI가 작동하는 방식, AI를 통한 정보의 전달이 만들어내는 장단점, 우려할 점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지금이 AI 교육이 필요한 적기다.”

―AI 기술에 대해 정의한다면.

“AI는 인류에게 불처럼 정말 새로운 도구다. 불이 했던 역할처럼 모든 걸 바꿔놓을 수 있는 새 도구가 될 수 있다. 불을 발견하고 인류가 윤택해지기도 했지만 굉장히 많은 시기, 질투, 싸움도 잦아졌다. 굉장한 진보가 이뤄짐과 동시에 우리가 쌓아온 민주화의 가치가 손상될 수 있다는 걱정도 든다. AI도 그런 도구가 되지 않으려면 결과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이걸 지키는 건 사람의 힘이고, 시민사회의 역할이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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