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14일차' 이재명, 당 대표실로 단식장 이동…"결연한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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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저녁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관련 검찰 재소사를 마치고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3.9.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13일로 단식 14일 차를 맞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 농성장을 국회 본청 앞 야외에서 당 대표실로 옮겼다. 민주당은 "단식을 더 이어가겠다는 당 대표의 결연한 의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의료진의 진단 결과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오래 지속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대표는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단호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의) 건강 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고 기력이 떨어졌다"며 "체력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실내로 장소를 이동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이 대표는 오전 최고위원회의에도 불참했다. 단식 중 두 번에 걸친 검찰 조사로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이 대표가) 어제 검찰에 두 번째 출석했는데 겉으로는 건강한 척 하지만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며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기를 힘들어 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천준호 비서실장은 "통상 10~14일을 넘기면 의학적으로 불가역적인 손상이 온다는 것을 감안하면 단식의 한계에 온 것으로 판단된다"며 "저체온증 등으로 인한 신체기능이 저하되는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의료진의 진단 결과를 대신 전했다.

이어 "7일째 검사에서부터 전해질 불균형이 보이기 시작했고 어제부터는 부정맥의 빈도가 많아지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단식을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향후 심각한 이상소견 발생할 경우 즉각적인 단식 중단을 강력 권고할 계획"이라고 했다.

당 내에서도 단식 중단을 권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종료 후 최고위원들과 민주당 초선의원모임(더민초),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 등 수 십 명이 잇따라 이 대표를 방문해 설득에 나섰다.

더좋은미래 대표를 맡고 있는 강훈식 의원은 "대표의 건강이 우리 당의 운명"이라며 "단식을 그만두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더민초 운영위원장을 맡은 윤영덕 의원 역시 "(단식에 대한) 대표의 진정성은 모든 국민들에게 잘 전달됐다"며 "저희들도 국회에서 치열하게 싸우겠다. 몸 추스려서 저희와 함께 해달라"고 했다.

이 대표는 방문해준 의원들과 하나하나 눈을 맞추고 손을 잡아주고 옅은 미소를 보였으나 단식 중단 여부에는 즉답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실정이) 멈추거나 그럴 가망이라도 있으면 (단식 중단을) 해보겠는데 폭력적으로 모든 것을 억압하려 한다"며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다"고 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