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승 신고했지만… 가라앉지 않는 비난

허종호 기자 2023. 9. 1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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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사우디와 평가전 1-0 승
조규성, 전반 32분 선제골 작렬
클린스만號 6경기만에 첫 포효
유럽파 총동원에도 다득점 실패
미흡한 수비 조직력 여전히 불안
다음달 2개 평가전이 중대 고비
절묘한 헤딩슛 조규성(가운데)이 13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잉글랜드 뉴캐슬어폰타인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전반 32분 헤딩슛으로 선제 결승골을 넣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클린스만호가 6경기 만에 어렵사리 첫 승을 신고했다. 하지만 여전히 경기력이 불안해 들끓었던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엔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3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잉글랜드 뉴캐슬어폰타인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눌렀다. 이로써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2월 한국 지휘봉을 잡은 이후 7개월, 그리고 6경기 만에 승리를 챙겼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전까지 5경기에서 3무 2패를 작성했는데, 대한축구협회가 1992년 대표팀 전임 사령탑제를 도입한 후 취임 뒤 최다 연속 무승 기록이다.

조규성(미트윌란)이 전반 32분 선제 결승골을 넣었다.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의 패스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리 불라이히의 다리에 맞은 후 위로 떴고, 조규성이 페널티 지점에서 헤딩슛으로 연결해 왼쪽 골망을 흔들었다. 조규성의 A매치 통산 7호 골이자,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첫 득점이다. 한국은 이날 슈팅에서 19-7개, 유효 슈팅에서 9-2개로 앞섰으나 추가골을 넣지 못한 채 아슬아슬한 1골 차 리드를 간신히 지켜 승리를 따냈다.

첫 승을 올렸지만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비난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8위 한국은 54위 사우디아라비아보다 앞선 전력을 갖췄기에 1골 차 승리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한국은 대표팀 24명 중 10명이 유럽파이고,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월드 클래스’로 분류된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26명 전원이 사우디 프로리그 소속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직후부터 공격축구를 강조했으나 실제로는 화끈한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6경기에서 다득점 경기는 데뷔전이었던 지난 3월 콜롬비아전(2-2)이 유일하다. 이번 유럽 원정에선 손흥민과 조규성,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황의조(노리치시티), 오현규(셀틱) 등 유럽파 공격진을 모두 동원했음에도 2경기에서 1득점에 머물렀다. 손흥민은 특히 합류 직전 소속팀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하는 등 뛰어난 경기력을 뽐냈으나 활용법을 찾지 못했다. 수비 역시 문제점을 노출했다. 수비진 핵심 김민재가 개인 능력을 앞세워 상대의 돌파를 차단하는 등 고군분투, 2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으나 미흡한 조직력 탓에 시종일관 불안했다. 지난 8일 웨일스전에선 골대를 맞는 장면이 나왔고,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선 센터백 정승현(울산 현대)과 골키퍼 김승규(알샤바브)의 호흡이 맞지 않아 실점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유럽 원정을 마친 한국은 다음 달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베트남과 평가전을 치른다. 튀니지는 FIFA 랭킹 31위, 베트남은 95위로 28위인 한국보다 모두 아래다. 한국이 다음 달 2차례 평가전에서 향상된 경기력과 납득할 만한 결과를 챙기지 못하면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비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클린스만 감독은 10월 평가전을 대비, 오는 16일 김민재의 바이에른 뮌헨 경기를 관전하는 등 유럽파를 점검한 뒤 귀국할 계획이다.

한편 일본은 또 엄청난 화력을 뽐냈다. 일본은 12일 밤 벨기에 헹크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튀르키예를 4-2로 완파했다. 일본은 4경기에서 18득점, 4경기 연속 멀티골과 4연승을 챙겼다. 일본은 지난 6월 엘살바도르를 6-0으로 꺾은 것을 시작으로 페루를 4-1, 독일을 4-1로 대파한 데 이어 튀르키예까지 눌렀다.

일본은 특히 튀르키예전 선발 명단에서 독일전에 선발 출전한 11명 중 10명을 제외했는데도 뛰어난 조직력을 자랑했다. 일본은 2018년 7월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이후 5년 2개월 동안 조직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게다가 일본은 대표팀 26명 중 22명을 유럽파로 꾸렸기에 이번 유럽 원정 평가전을 시차 적응의 여파 없이 준비할 수 있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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