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빛으로 당뇨병 치료…국내 연구진, 가능성 첫 확인

문세영 기자 2023. 9. 1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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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이나 약물 개입 없이 '빛'을 체내 장기에 적용하는 것만으로 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KAIST는 유승협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박도현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실감소자연구본부 공동 연구팀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반 카테터를 세계 최초로 구현해 장기에 빛 치료를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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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서울아산병원·한국전자통신연구원
유승협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왼쪽)과 박도현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KAIST 제공.

수술이나 약물 개입 없이 '빛'을 체내 장기에 적용하는 것만으로 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KAIST는 유승협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박도현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실감소자연구본부 공동 연구팀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반 카테터를 세계 최초로 구현해 장기에 빛 치료를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카테터는 소화관, 기관지, 혈관 등에 약제나 세정제 주입 등을 할 때 쓰는 고무나 금속 재질 관이다. 연구팀은 카테터 형태의 OLED 플랫폼을 개발해 십이지장과 같은 튜브 형태의 장기에 직접 삽입할 수 있는 빛 치료기기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기계적으로 안정적이면서 수분 환경에서 잘 동작하는 초박막 유연 OLED를 만들고, 전 방향으로 균일한 빛이 방출되도록 원통 형태의 OLED 카테터를 구현했다. OLED는 넓은 면에서 균일하게 빛을 내는 면광원으로 저발열 특성이 있어 체내 삽입 시 열에 의한 조직 손상을 방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생체적합성 재료를 이용해 부작용도 최소화했다. 

이 카테터 플랫폼을 제2형 당뇨병 쥐 모델의 십이지장에 적용해 총 798mJ(밀리줄)의 빛 에너지를 전달하자, 대조군 대비 혈당이 감소하고 인슐린 저항성이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났다. 간 섬유화 저감 등의 기타 의학적 개선 효과도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동물 체내에 OLED 소자를 삽입해 빛 치료를 진행한 세계 최초 연구다. 빛 치료 효과가 나타난 것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일 것으로 분석된다.

박 교수는 “십이지장 내 OLED 광조사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영향을 주어 장내 유익균은 늘고 유해균은 줄었다”며 “이를 통해 제2형 당뇨병의 혈당 개선, 인슐린 저항성 감소 및 간 섬유화 억제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OLED의 이상적 광 특성을 활용한 인체 내 빛 치료 가능성을 본 연구로 향후 다양한 응용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생체 의료 응용으로의 OLED 기술 확보는 주로 디스플레이나 조명 분야에 국한된 OLED 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데 중요한 과제”라며 “이번 연구는 새로운 응용분야를 발굴하고 원천기술을 확보함에 있어 소자-의학 그룹 간의 체계적인 융합연구와 협업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1일 게재됐다. 

OLED 카테터를 활용한 빛치료 과정의 모식도. KAIST 제공.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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