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휴전 가능성 일축…“우크라 병력 바닥나야 평화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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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군의 병력이 완전히 고갈된 뒤에나 평화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1년 6개월을 넘긴 전쟁이 더욱 길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몇시간에 걸쳐 이어진 대담에서 우크라이나의 군 병력, 장비, 탄약이 바닥날 때에야 평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 러시아를 물리치기 위한 전쟁에 더 집중할 것을 촉구하며 전쟁 장기화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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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군의 병력이 완전히 고갈된 뒤에나 평화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1년 6개월을 넘긴 전쟁이 더욱 길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또 내년 미국 대선에서 누가 이기든, 러시아에 대한 적대적 태도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푸틴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각)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고 있는 동방경제포럼(EEF)에서 우크라이나가 올 여름부터 벌이고 있는 반격이 실패했다고 주장하며 평화 협상이나 휴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몇시간에 걸쳐 이어진 대담에서 우크라이나의 군 병력, 장비, 탄약이 바닥날 때에야 평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나아가 휴전이 이뤄진다고 해도 우크라이나는 이를 “자원을 보충하고 군대의 전투 능력을 회복할”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많은 잠재적 중재자들이 전투를 중단할 여지가 있냐고 묻지만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가 전투를 중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당분간 평화 협상 가능성은 물론이고 적대 행위 일시 중단 가능성도 배제한 셈이다.
러시아는 2014년 3월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전체 국토의 18% 정도를 점령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점령지를 되찾기 위해 올 6월 초부터 본격적인 반격 작전을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남부 자포리자주 일부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1차 저지선을 뚫었으나, 반격 작전의 전반적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 게다가 가을로 접어들면 비가 많이 내리고 기온도 떨어져, 반격 작전에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의 의도는 평화 협상이 재개되지 않는 책임이 오로지 우크라이나쪽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평화 협상을 금지하는 자국의 법적 조처를 풀고 협상안을 공개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상대가 협상안을 내놓으면 러시아가 이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대러시아 적대 정책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내년 대선에서 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든지 워싱턴의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지 않는다며 “미 당국은 러시아를 실존적 적대 세력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장기화된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계속 수행하면서도 냉전 시절 소련의 동유럽 침공은 실수라고 말하는 이중적인 모습도 보였다. 그는 옛 소련이 1956년과 1968년에 헝가리와 체코슬로바키아의 민주화 운동을 제압하기 위해 침공해 식민 제국주의 세력처럼 행동했다는 지적이 있다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것은 실수였다”고 말했다. 이어 “외교 정책에서는 다른 나라 국민의 이익을 침해하는 어떤 일도 옳지 않다”며 미국이 옛 소련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게는 “친구는 없고 (자국의) 이익만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 러시아를 물리치기 위한 전쟁에 더 집중할 것을 촉구하며 전쟁 장기화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날 밤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는 전쟁에서 승리하는 걸 바라지 않는다. 우리가 저항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오늘로 전쟁 565일째를 맞았지만 전쟁 초기처럼 국가 방어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주말에 공개된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는 승리가 “내일 또는 모레 달성될 것”이라는 환상은 없다며 “러시아인들이 우크라이나 땅에 남아 있는 한”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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