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RM이 되살린 조선왕실 혼례복 ‘활옷’...곱기도 하네
조선 왕실의 여성들이 입은 ‘웨딩드레스’ 활옷을 조명한 전시가 열린다. 국립고궁박물관은 15일부터 특별전 ‘활옷 만개(滿開) - 조선 왕실 여성 혼례복’을 선보인다고 13일 밝혔다. 구한말 공주, 옹주, 왕자의 부인인 군부인 등 왕실 여성들 활옷 9점을 포함한 관련 유물 총 110여 점을 전시한다.
전시의 핵심은 붉은빛에 화려한 장식이 돋보이는 활옷 9점이다. 순조의 둘째 딸 복온공주(1818∼1832)가 입었던 활옷을 비롯해 미국 필드 박물관, 브루클린 박물관, 클리블랜드 미술관 등이 소장한 활옷이 관람객을 맞는다.
연꽃, 모란, 봉황, 백로, 나비 등 부부의 해로와 행복을 비는 여러 무늬를 화려하게 수놓은 이 활옷은 미국으로 돌려보내기 전 국내에서 처음 공개된다.
구한말 조선 왕실의 최고급 예복이었으나 알 수 없는 경로로 미국으로 흘러간 이 활옷은 현지 미술품 수집가가 1939년 기증한 것이다. 20세기 초반 지은 옷으로 추정되나 누구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국 땅에서 고스란히 세월을 맞고 있던 이 활옷은 전세계를 사로잡은 K팝스타 RM의 관심 덕에 곱게 복원됐다.
붉은 비단에 쌍봉황과 모란, 색동띠 등 다양한 자수가 앞뒤로 수놓아졌고, 형태나 색감도 돋보여 양질의 복식유산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9월말 재단이 LACMA에서 활옷을 들여온 뒤 1년여 간 보존처리 작업을 해왔다. 적외선 촬영을 통해 옷에서 오염되거나 손상된 부위를 확인해 세척하고 보강한 뒤 구김을 펴는 등의 공정을 거쳤다.
박물관 측은 “활옷을 미국으로 돌려보내기 전에 국내 관객들에게 박물관 기획전시의 출품작으로 선보이게 돼 더욱 뜻깊은 인연을 남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RM은 이번 전시에 앞서 6월 재단과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기부 배경을 밝히며 “보존 처리 후 다른 활옷과의 비교·연구를 통해 활옷 연구에 도움이 되고, 전 세계 많은 사람이 아름답고 우수한 대한민국의 전통문화를 향유할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활옷은 우리 고유 복식의 전통을 이은 긴 겉옷이다. 조선 왕실에서는 길이가 긴 홍색 옷이라는 뜻에서 ‘홍장삼(紅長衫)’으로 기록했는데, 훗날 왕실을 넘어 민간에서도 혼례를 올릴 때 신부가 입는 예복으로 자리잡았다.
박물관 관계자는 “사치를 배격했던 조선시대에 유일하게 화려한 자수와 진한 붉은 빛의 대홍 염색, 아름다운 금박 기법 등이 허용된 옷이 바로 활옷”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활옷을 만드는 사람과 이들의 노력에도 주목한다. 임금의 의복을 만들고 궁 안의 재물 등을 관리하던 상의원(尙衣院)과 이곳에서 일하던 장인이 어떻게 활옷을 만들었는지 짚는다. 12월 13일까지 전시가 이어진다.
K팝을 한국에 알린 RM은 미술품에 대한 각별한 사랑으로 전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가 다녀간 국내외 미술관에는 방탄소년단 팬들의 발길이 몰려 화제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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