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중국산 차량' 더 늘린다…한국 고객은 봉?
스웨덴산은 내년 3~4월 이후에나 재수입
중국에선 대규모 할인…국내 가격은 인상
중국산에 가격까지 오르자 계약 포기 늘어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지난해 12월말 볼보의 중형 스포츠실용차(SUV) 모델인 'XC60'를 계약한 A씨는 최근 볼보자동차코리아(이하 볼보코리아)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볼보코리아 측은 "이달부터 스웨덴에서 생산한 XC60 대신 중국에서 생산한 XC60이 입고된다"며 "중국산을 선택하면 곧바로 차량을 받을 수 있지만 스웨덴산은 내년 상반기까지 더 기다려야 한다"고 안내했다. 스웨덴산 자동차를 구입하려고 볼보를 택한 A씨는 '중국산' 차량을 받지 않겠느냐는 제안에 고민하다가 결국 볼보 구입을 포기했다.
볼보코리아가 스웨덴에서 생산한 차량 대신 중국 공장에서 만든 차량 수입을 더 늘리고 있다. 한국에서 볼보 판매가 계속 증가하자 이 수요를 맞추기 위해 '메이드 인 차이나' 차량 수입에 적극 나서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중국에서는 볼보 차량은 인기가 예전만 못해 재고가 급증하며 대규모 할인 행사를 벌일 정도다. 결과적으로 한국 시장에서만 볼보가 '이상 인기'를 얻자 볼보 측은 중국 생산 차량의 한국 배정을 늘리며 판매 증가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볼보는 중국 지리자동차가 최대주주로 생산기지를 당초 스웨덴에서 중국으로 대거 옮기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볼보는 이달부터 내년 1~2월까지 스웨덴산 XC60 대신 중국산 XC60을 한국 시장에 대량 공급할 예정이다. 스웨덴 생산 차량은 내년 3~4월 이후에나 다시 수입한다.
유럽과 중국에 공장을 둔 볼보는 한국에는 주로 스웨덴과 벨기에 공장에서 만든 차량을 수입해 판매해왔다. 지금까지 한국 시장에서 판매한 중국 생산 볼보 차량은 고급 준대형 세단인 S90 모델이 유일했다.
하지만 최근 볼보코리아는 슬그머니 중국산 차량의 한국 판매 모델을 더 늘리고 있다. 이번에 한국 수입을 결정한 볼보 XC60은 한국에서 B5 플러스, B6 얼티메이트, T8 얼티메이트 등이 주력 판매 트림이다.
이 중 휘발유 모델인 B5 플러스와 B6 얼티메이트는 스웨덴이 아닌 중국 청두공장에서 만든 차량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인 T8 얼티메이트만 스웨덴 생산이다.
볼보 찾는 사람 많자 '중국산 볼보' 판매 더 늘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볼보가 안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이미지가 쌓이자 한국 고객들은 중국산인지 스웨덴산인지 구분하지도 않은 채 볼보 차량을 구입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볼보 입장에선 일종의 판매 호기를 만난 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똑같은 볼보 차량이라고 해도 중국산과 스웨덴산은 고객 입장에선 큰 심리적 격차가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볼보코리아의 가격 정책도 논란거리다.
중국산 차량이면 원가와 물류비를 고려할 때 스웨덴산보다 더 저렴해야 하지만 오히려 가격이 스웨덴산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2024년형 XC60 재고가 늘면서 1800만~2000만원 정도 할인 행사를 벌이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되레 판매 가격을 50만원 더 높였다. 이런 가격 책정은 한국에서만 볼보 인기가 유난히 높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중국에선 XC60을 6500만원 이하에 살 수 있지만, 똑같은 모델의 한국 가격은 6950만원 정도다. 한국 판매 가격이 중국보다 평균 300만~500만원 더 비싼 셈이다.
중국산 볼보, 가격도 '인하'에서 '인상'으로 틀어
수입차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 볼보가 S90 모델을 스웨덴산에서 중국산으로 교체해 판매할 때는 판매 가격을 이전보다 600만원이나 낮췄다"며 "하지만 이번 2024년형 XC60은 중국산인데도 가격을 더 올렸다"고 밝혔다.
일부에선 이와 관련 "볼보코리아가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자 중국산 볼보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가격 책정도 이전과는 다른 방침을 쓰고 있다"며 "이는 한국 소비자들을 무시하는 처사로 비춰질 수 있다"고 밝혔다.
볼보코리아 측은 "2024년형 XC60 차량의 옵션은 (중국이나 스웨덴 같은) 생산국가에 따른 품질 차이는 없다"며 "판매 가격은 중국산이 50만원, 스웨덴산은 100만원 정도 올렸다"고 말했다.
한편 볼보코리아는 앞서 중국산 차량에 '메이드 바이 스웨덴(MADE BY SWEDEN)'이라는 문구를 사용해 세관으로부터 시정명령을 받기도 했다. 한국 소비자들이 볼보 원산지를 잘못 알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이후 한국에서 판매하는 볼보 차량에는 '메이드 인 스웨덴(MADE BY SWEDEN)'이라는 문구 대신 '세이프티 포 라이프(SAFETY FOR LIFE)'라는 전혀 다른 문구를 넣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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