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업연구학회 한국 대표이사' 허위이력 천호성 교수, 2심도 선고유예

법원 "식별 가능하게 문구 수정…선거 결과에 큰 영향 없어"

천호성 전북도교육감 후보가 지난 2022년 6·1 지방선거 당시 전북 전주시 종합경기장 사거리에서 유세활동을 펼치고 있다. 2022.5.19/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전주=뉴스1) 김혜지 기자 = 전북교육감 출마 당시 허위 이력를 기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천호성 전주교육대학 교수가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광주고법 전주제1형사부(부장판사 백강진)는 13일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허위사실 공표 및 허위 논평·보도 등 금지) 위반 혐의로 기소된 천 교수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벌금 70만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유지했다.

선고유예는 유죄가 인정되지만 형의 선고를 미뤄줬다가 일정 기간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형 선고가 없도록 해주는 제도다.

천 교수는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선거용 명함 등에 '세계수업연구학회 한국 대표이사'라는 허위 이력을 기재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자신을 '민주진보 단일후보'로 내세워 홍보 활동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천 교수는 KBS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2위를 했음에도 민주 진보 교육감 단일화 후보 중 적합도 1위'로 게시, 여론조사를 왜곡 공표한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세계수업연구학회 한국 대표이사로 기재한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민주진보 단일후보 명칭 사용과 SNS 등에 여론조사를 왜곡 공표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이 세계수업연구학회의 정관 내용, 이사 선출 과정 등을 알 수 있는 위치에 있고 일반 선거인에게 받아들여지는 의미는 실제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걸 알았을 텐데 이를 명함 등에 사용했다는 점은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유죄 이유를 밝혔다.

다만 '민주진보 단일후보 명칭 사용'과 '여론조사 왜곡 공표'와 관련해서는 "선관위에서 이 같은 표현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된다는 내용을 반복해서 안내했고, 결과적으로 피고인은 선거공보 피켓 등에 수정 문구를 추가하는 등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고의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면서 "해당 여론조사는 예비후보자 등록조차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져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혐의가 인정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사는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선관위에서 민주진보 단일후보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조기에 결정하지 않았다"며 "선관위는 표현 삭제가 아니라 선거인들이 이해할 수 있게 괄호 등을 통해 추가적으로 설명해달라고 요청했고, 피고인은 식별이 가능하게 수정해 검사의 주장대로 형식적으로 수정했다고 보긴 어렵다"며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양형과 관련해서도 "세계수업연구학회에 대한 선거인들의 인식이 높지 않은 건 사실이고, 이처럼 전혀 알려지지 않은 학회에서 직위를 맡고 있다고 해서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려워 원심보다 무겁게 처벌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iamg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