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렁일렁'대는 작가들의 내면, 자유롭게 탐색해볼까
작가들의 내면이 빚어낸 세계가 현실과 비현실, 기억과 상상 사이를 일렁대는 탐색 지대를 만들어낸다.
서지인, 신재연 작가의 초대 2인전 ‘일렁일렁’이 수원 예술공간 아름에서 14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들은 두 작가의 눈에 비친 세계가 어떤 방식과 소재로 표현되는지 음미할 수 있다.
서지인 작가는 이미지 사이를 거닐 듯 기억 속의 흐릿하고 뿌연 잔상을 캔버스로 소환해낸다. 매 순간 직관과 우연을 넘나드는 그의 작업 과정을 관람객들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무지개산책’, ‘증식하는 풍경’ 등에 나타난 일상과 풍광들에는 현실에 존재할 것처럼 느껴지는 부분들과 가상의 판타지 세계처럼 다가오는 요소들이 섞여 있다. 이에 따라 관람객들은 작가의 기억을 들여다보는 것인지, 작가의 상상 지대를 유영하는지 모호한 인상을 떠안은 채로 감상할 기회를 얻는다.
신재연 작가는 소재와 매체를 한정 짓지 않고 다양한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그가 회화뿐 아니라 설치 작품 등 다채로운 소통 방식을 내세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가 내면을 끄집어내 관람객과 나누는 방법에 대해 늘 고민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의 ‘황홀경’ 시리즈도 그런 점이 엿보인다. 얼핏 봐서는 물가 근처의 꽃이 핀 어느 숲속의 풍경 같아도, 자세히 살피면 그렇지 않다. 물결이 흐르는 방향이 마구잡이로 뒤섞여 있고, 꽃도 거꾸로 솟아나 있으며, 물속에서 풀이 돋아나거나 물과 땅의 영역이 혼재된 상태다. 과연 이곳은 어디일까. 작가가 어떤 풍경을 포착한 뒤 그림을 그려냈을지, 작가의 마음이 어떨 때 이 그림을 그렸을지 다양한 상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돋운다.
전시 공간을 채우는 각각의 소우주들은 실제 작가들이 봤던 풍경일 수도, 상상 속의 장소일 수도, 기억과 이미지가 뒤섞인 모호한 장면일 수도 있다는 점이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들이 관람객과 공유하려는 세계는 때로는 캔버스 위에 머무르기도 하면서, 어떨 때는 프린팅된 천과 도자기로 분화되는 등 매체의 확장으로도 이어진다.
이태희 전시기획자는 “내면 속 기억과 감정을 어떻게 세상으로 내비칠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두 작가의 작품 사이 접점을 찾아낼 수 있다”며 “빛의 감각으로 둘러싸인 풍경이 실재와 허상, 현실과 비현실의 간극을 어떻게 오가고 있는지 탐구하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송상호 기자 ssh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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