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접어든 이재명 단식 투쟁…민주 '출구 없는 단식' 우려
친명 정청래 "검찰 소환조사로 스트레스 컸을 것"
비명 이상민 "정부·여당 콧방귀, 정국 더 꼬일 것"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폭정을 막겠다며 시작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은 대표의 무기한 단식 투쟁이 13일로 14일째를 맞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 총회에서 단식 중단을 건의하기로 의견을 모아 지도부가 이 뜻을 전달했지만 이 대표는 단식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장 단식을 중단할 출구가 뾰족하지 않은 가운데 이 대표의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 당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당초 이 회의는 국회 본청 앞에 설치된 단식투쟁 천막에서 진행하려고 했으나 이 대표가 거동이 힘들 정도로 건강이 악화해 회의 장소를 바꿨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회의 종료에 앞서 "당 대표께서 14일 차 단식 중인데 가장 건강에 해로운 것이 스트레스"라며 "어제 검찰에 두 번째 소환조사를 받았는데 겉으로는 건강한 척하시지만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셨을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부턴 단식장을 (천막 농성장이 아닌) 국회 당대표실로 옮긴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이 대표 직접 눈으로 보고 손들고 응원하시는 데 불편할 거 같지만 계속해서 아낌없는 성원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실제 전날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관련 소환 조사로 검찰에 출석한 이 대표는 2주 가까이 진행된 단식에 한층 초췌해진 모습이었다. 이 대표는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의도 건강상 이유로 불참했다.
당 관계자는 "단식이 2주 이어지며 체력적으로 한계가 온 것 같다. 일어나기 힘들 정도로 건강이 많이 나빠지셨다"며 "당무 일정은 소화하기 힘든 상황이다"고 전했다.
이어 "알다시피 혈압뿐 아니라 당뇨도 있지 않으냐. 당뇨는 자칫 쇼크가 온다고 해서 노심초사하면서 함께 만류하려고 하는데 의지가 워낙 확고하다"며 "윤 정권 퇴행과 폭정 앞에서 야당의 당대표가 할 수 있는 것은 자기 몸 내걸고 싸우는 길밖에 없다는 뜻이 완강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무능 폭력 정권을 향해 '국민항쟁'을 시작하겠다"며 오후 1시 국회 본관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그는 "윤석열 정권은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민을 향해 전쟁을 선포했다"며 “사즉생의 각오로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내겠다. 마지막 수단으로 오늘부터 무기한 단식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민생파괴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국민 사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 표명 및 국제해양재판소 제소, 국정 쇄신 및 개각 등 세 가지를 요구했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여당에서 검토조차 하지 않는 등 단식을 중단할 뚜렷한 명분이 없는 상황이어서 당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한 친명(친이재명)계 의원은 "이 대표가 단식 투쟁을 끝낼 만한 뾰족한 계기가 없다는 점에서 문 전 대통령의 중단 권고가 출구 전략 중 하나로 부상하기도 했지만 현실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현재로는 이 대표의 의지만이 단식을 멈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친명계인 서은숙 최고위원도 이날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의원총회에서 단식 중단을 권고할 정도로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이 대표가 단식 중단 건의에 특별히 말씀은 없으시다"며 "현재까지는 어쨌든 윤석열 정권의 비상식이나 민주주의파괴 헌법파괴 이런 게 아직까지 국민들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계시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계파 구분 없이 이 대표의 건강 악화를 우려하지만 무기한 단식 투쟁이 당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불만의 시각도 있다.
비명계인 이상민 의원은 이날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정청래 의원이 전날 '상상을 초월한 기간 동안 단식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라디오 인터뷰에서 밝힌 것에 대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도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간에 걱정이 많고, 정국이 풀어지기보다는 사실 더 꼬여 간다. 지금 윤 대통령이나 국민의힘 집권세력은 콧방귀도 안 뀌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정 의원의 뜻은 짐작할 수 있지만 오래 가는 걸 막아야 하지 않나. 오래 가면 이 대표의 신상에도 위중할 수 있다"며 "최고위원들이 강제로라도 이 대표를 병원으로 빨리 모시고 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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